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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이재출 무역협회 전무]아세안 시장, 상생으로 접근해야
2017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올해 초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조치가 우리 수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마찰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중국 비즈니스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무엇보다 사드를 빌미로 한 중국의 부적절한 대응을 경험하면서 올해 창설 50주년을 맞은 아세안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아세안은 다양한 문화를 보유한 10개국 연합체다. 인구만 6억4000만명으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한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16년 2조5000억달러를 상회하고 세계 6위에 머무르고 있으나, 연평균 5% 이상의 성장을 지속해 2050년경에는 세계 4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향후 생산과 소비를 주도할 35세 이하의 젊은 인구층이 두터워 중국을 대체할만한 ‘넥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지난 달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을 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과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발표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People)’, ‘평화(Peace)’, ‘상생번영(Prosperity)’의 공동체 비전을 제시했다.

필자는 동아시아기업인회의(East Asia Business Council)에 참가하기 위해 올해 9월 초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했다. 20여년만의 방문이었는데, 발전된 도시 모습을 보니 마치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보는 것 같았다.

인구 2억5000만명으로 가장 많은 페이스북 가입자 수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에서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오히려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 디지털 혁신으로 인해 전자상거래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 금융거래, 스마트 시티 조성 및 스마트 농업 등 주요 산업이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과 속도로 발달하고 있고 일반 국민의 삶 역시 크게 영향받고 있다.

음식배달 서비스부터 숙박, 오토바이, 자동차에 의류까지,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협력해 소비하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실상 IT 기술과 융합돼 모든 산업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아세안은 그 문화적 다양성의 토대 위에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인들이 중국과 일본에 대해 갖고 있는 역사적 반감이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없을 뿐더러 오히려 K-pop, K-Beauty, K-food 등 한류의 영향으로 인해 음악과 드라마, 음식 등으로 그들의 생활 속에 훨씬 친근하게 우리나라 문화가 스며들고 있다.

아세안시장이 신시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 우리 기업들도 이미 많이 진출해 있다. 그러나 최근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가 모두 탄탄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있어 이제는 생산기지가 아닌 소비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우리는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후 여러 이유로 2년 동안 1조 달러에 미치지 못하다가 올해 다시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우리 무역이 1조 달러 언저리를 벗어나 도약하기 위해서는 품목과 지역은 물론 투자행태 등 기존의 형태를 벗어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도할 때이다.

아세안에 대한 관심도 중국이 여의치 않으니 그 대체시장으로 장소만 옮기는 접근은 곤란하다. 진출방식 자체를 단순히 우리 제품을 팔거나 생산기지화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현지 기업과 수평적으로 결합해 윈윈할 수 있도록 해야 중국과 같은 정치적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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