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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기업구조혁신 방안①] 中企혁신펀드에 1조 투입...일자리 1.1만개 창출
구조조정, 기관중심→시장중심
5000억 시작...추가 5000억 모집
회생형 뿐 아니라 청상현도 지원
중장기로 8조까지 규모 키울 수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중견ㆍ중소기업 구조조정에 총 1조원 규모의 모험자본이 공급된다. 낙인효과와 높은 위험성 탓에 시장에서 소외돼왔던 중소·중견기업이 주요 투자대상이다. 기간·전략산업 위주, 채권은행 주도로 이뤄져왔던 구조조정의 패러다임을 시장중심화(化)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정부 계획이 제대로 효과를 내면 2조원의 신규생산과 1만 1000명의 신규취업이 유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산업·수출입·기업·우리·NH농협·KEB하나·국민·신한 등 8개 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성장금융이 내년 2월까지 ‘기업구조혁신펀드’에 합계 5000억원 이상을 출자하기로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금융위는 해당 자금으로 모(母)펀드를 결성한 뒤, 민간투자자(LP)로부터 그 이상의 추가자금을 유치해 다수의 자(子)펀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구조조정시장에 최종적으로 투입되는 자금은 총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캠코 서울지역본부에서 진행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그간 우리나라의 기업구조조정은 채권금융기관 중심으로 이뤄져 왔고, 그중에서도 특히 국책은행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기업의 시장성 차입이 늘어나면서 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만으로는 효율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 기업구조혁신펀드가 부실채권(NPL) 시장의 생태계와 기업정리 관행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혁신펀드의 핵심 키워드는 ‘경쟁’과 ‘자율’이다. 기술력과 잠재력이 우수하면서도 시장에서 소외된 중소·중견기업이 우선 투자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강제하는 규정은 없다. 모펀드 운용사인 한국성장금융은 자펀드 운영과 투자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전문위원회는 모펀드 기본계획 및 연도별 기본운영계획 수립을, 출자위원회는 자펀드 세부 출자계획 수립을, 투자심의위원회는 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각각 담당할 뿐이다.

자펀드는 독립적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수익성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투자대상을 선정하고,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수행하게 된다. ‘관치’ 논란을 되풀이하는 대신, 시장의 자율성에 산업 구조변화의 운명을 맡기겠다는 이야기다. 최 위원장은 “자본시장이 주요산업의 글로벌 트렌드를 모니터링하고, 굴뚝산업의 4차산업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며 “(혁신펀드가) 기업구조조정의 분기점이자, 기업의 지속 혁신을 가능케 하는 생산적 금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구조조정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회생형(존속가치>청산가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왔던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혁신펀드의 경쟁을 유도한다. 유암코 기업구조조정(CR)부문의 운용자산(AUM)은 현재 1조원이 넘는다. LP 자금 모집보다는 사실상 자기자본투자(PI)를 해왔다. ‘민간주도 구조조정’이라는 목표와는 다소 동떨어진 현실이다. 혁신펀드를 통해 구조조정시장의 수익성이 검증되면 유암코로의 민간자금 유입도 함께 활성화될 수 있다.

한편, 금융연구원은 1조 규모 혁신펀드의 구조조정시장 공급을 통해 2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 1000명의 취업유발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펀드 규모를 증액(총 8조)해 나갈 방침임을 고려하면, 연관 경제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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