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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 비어 가는 여의도…공실, 공실, 또 공실
LGㆍ교원공제 등 속속 떠나
증권가도 도심ㆍ강남권 선호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여의도 오피스 시장에 찬바람이 강하다. 대한민국 금융중심지라는 상징성이 약해진데다 마곡지구라는 경쟁자까지 등장한 탓이다.

18일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달 여의도의 공실률은 9.4%에 달했다. 10월보다 0.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1년 전 보다 무려 1.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여의도의 공실률 상승세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가 모여 있는 동여의도 지역(공실률 10.9%)이 주도하고 있다. 이 지역은 HP빌딩에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가 들어오기로 하면서 공실률 하락이 기대됐으나, IFC를 임차해 쓰던 LG전자가 마곡지구로 이전하면서 전체 공실률을 끌어올렸다. 앞으로 전경련 빌딩에 세들어 살던 LG CNS 역시 마곡으로 이전한다. 63빌딩에 있던 교직원공제회도 새 사옥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당분간 동여의도의 빈 사무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터줏대감이던 금융회사들의 탈(脫) 여의도 행렬은 진작부터 진행됐다. 2011년 미래에셋증권이 중구 센터원으로 옮겨간데 이어 합병한 대우증권도 센터원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증권 역시 진작에 여의도를 떴다. 증권사 빅5 가운데 2곳이 여의도에 없다. 대신증권은 올해 초 명동으로 이전했다. 공실률 하락에 적지 않게 기여한 크고 작은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들도 판교나 도심권역 등으로 이동했다.

노상윤 젠스타 수석연구위원은 “판교가 커지면서 기존 강남권역이 확장돼 선호가 강해졌다”면서 “반면 여의도는 금융사들이 많이 옮겨가면서 금융타운 상징성도 많이 희석돼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실률은 빌딩 임대료로 쏠쏠한 재미를 본 건물주들에게 치명적이다. 신영증권과 KTB투자증권, 유화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은 여의도 알짜 빌딩을 손에 쥐고 적지 않은 임대수익을 올렸다. 신영증권의 경우 지난 2015년 약 38억원의 임대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전체 건물의 60% 가량을 임차해 쓰던 대신증권이 떠난 뒤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해당 수익은 반토막이 났다. 여의도는 평일에는 직장인들로 북적이지만 주말이면 텅 빈 섬처럼 유동인구가 없어지기 때문에 단기에 상업시설을 들이기도 쉽지 않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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