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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대형마트, 내년에 시식코너 사라진다는데…
-영업시간 단축, 시식코너 축소까지…
-무술년 맞는 소비자들을 다양한 반응
-“시식코너 찾는게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2018년 1월 1일부터 23시에 폐점합니다.”

이마트 성수점 정문과 매장 입구, 또 각종 매대 앞에는 못보던 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가공식품 코너에서 소시지를 뒤적거리던 지역주민 양모(31) 씨는 부착된 팻말을 붙잡고 잠시 살피더니 무표정한 모습으로 내려놨다.

“집앞에 있는 마트가 1시간 일찍 문닫는 거니까, 조금 불편해지겠죠. 시식코너도 없어진다는데, 갑자기 뭐가 이렇게 많이 바뀌는지 모르겠어요.”

정부개혁과 여기에 따른 일선 업체들의 개혁의지 표명으로, 유통업계 전반에는 변화의 조짐이 불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너무 급작스런 변화에 당황한 모습이다. 이마트 성수점에 붙은 영업시간 단축 알림판.
매대에 붙어있는 영업시간 단축을 알리는 팻말.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지난 16일 대형유통업체가 파견 직원의 인건비를 절반 부담하게 하는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지난 8월 공정위가 발표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의 시행을 위해서다.

개정안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가 종업원을 파견받는 경우 파견비의 일정액을 대형 유통업체가 부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견비용 분담은 향후 파견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이익에 따라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납품업자의 분담비는 50% 이하가 되도록 했다.

최근 유통업계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종업원 인건비 문제 외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복합쇼핑몰의 영업시간 단축 등이 논의선상에 있다. 아울러 업계 1위 이마트가 직원들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영업시간 축소를 검토함에 따라 내년도 유통환경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업계 전반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급작스런 변화에 소비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지난 17일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성수점에서 만난 소비자들도 그랬다. 이곳은 이마트 본사가 옆에 있는 서울에 있는 이마트 대표 점포 중 한 곳이다. 성수점은 최근 내년도부터 오후 11시까지로 영업시간 단축을 결정했다. 본래 이 점포의 영업시간은 자정까지다.

이날 마트안에는 가공식품 코너, 육류코너, 맥주 매대, 과자판매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소비자들이 북적였다. 특히 시식코너가 있는 곳이 사람이 많았다.

대형마트 시식코너 모습.
많은 소비자들로 북적이는 축산코너 시식 매대의 모습.

이날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최근 유통가의 변화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이마트의 영업시간 단축 외에도 시식코너의 축소가 소비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특히 시식코너 앞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시식코너의 축소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직장인 김모(30) 씨는 “시식코너에 와서 음식도 집어먹고, 맛있으면 하나씩 사고… 이런게 마트 오는 재미였는데, 인건비 부담 문제가 생기면 시식코너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지역주민 유모(27ㆍ직장인) 씨도 “대형마트는 같은 종류라도 브랜드나 제조사별로 제품이 다양해 소비자 입장에서 물건을 고르기 쉽지 않다”며 “시식코너는 소비자 결정에 도움을 주는 필수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우려감도 내놨다.

남편과 함께 마트를 찾은 최모(52ㆍ여) 씨는 “주말에 마트가기도 점차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문래동 사는 아들 내외와 손주도 해서 스타필드 하남을 자주 갔는데, 주말 영업시간 규제가 생기면 가기 번거로워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정치권은 최근 유통업계 개혁에 칼날을 빼들었다. 업계 전반에 얽혀 있는 불공정 관행의 개선과 소비자 권익 증진이 목표다. 종업원 인건비와 영업시간 단축 등이 거론되고 있는 배경이다.

대형마트업계는 “힘든 상황이 오겠지만 정부의 개혁 방향에 따르고,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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