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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박 폐족 만든 ‘홍준표 승부수’…6곳 승리 배수진
- 당협위원장 물갈이 혁신의 서막? 내홍 격화 신호탄?
- 당무감사 결과 발표 후폭풍에 ’최고위 취소‘
- 당무감사권 쥐고, 친박 기습…지방선거 6지역 승리가 관건
- 6년 전 빼앗겼던 당권, 이번엔 굳힐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방선거 승부수를 띄웠다.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이 가진 당협위원장 자리를 빼앗으며 사실상 당 이름을 건 정치활동을 금했다. 친박은 당권을 잡은지 6년 만에 폐족의 길로 들어섰다.

한국당은 전체 당무감사 대상자 214명 중 29%에 달하는 62명을 물갈이 대상으로 선정했다. 현역의원 4명도 포함됐다. 그중 서청원ㆍ유기준 의원은 친박 중진이다. 칼바람이 불고, 분위기가 격해지자 한국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도 취소했다.

당협위원장에서 떨어지면 사실상 선거는 물 건너간다. 소속 지역구 기초자치의원에 대한 공천 영향력도 없어지고, 그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도 어렵다. 내 사람을 심을 기회도, 내가 나갈 기회도 없어진 셈이다. 한 관계자는 “당 이름 걸고 정치하지 말라는 뜻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6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7 자유한국당 전국 기초ㆍ광역의원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홍준표 체제가 강경한 대처를 내놓은 이유는 지방선거 때문이다. 남은 친박계 대표 인물을 숙청함으로써 지방선거는 ‘친박 색’ 없이 치르겠단 거다. 성공하면 홍 대표는 한국당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실패하면, 이번 물갈이 대상이 된 ‘비홍(비홍준표)’은 반홍(반홍준표) 세력으로 클 가능성이 생긴다.

홍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빼앗기듯 당권을 내줬던 때도 지방선거가 이유였다. 2011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었던 홍 대표는 나경원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내세웠으나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패했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계는 이에 책임론을 물어 홍 대표를 쫓아내고, 당권을 장악했다. 새누리당이 된 것도 이때다.

이번엔 최소 여섯 지역 승리가 잣대다. 여섯 곳 이상을 승리하면 문재인 대통령 인기가 높은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기류가 흐를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 지지권인 1권역(영남ㆍ서울 강남 3구ㆍ경기 성남분당)을 단단히 하고, 호남을 제외한 지역서 두, 세 자리를 따내면 할 수 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친노(친노무현)와 친이(친이명박)계가 폐족이 됐던 사례를 보면 패배했던 당이 치르는 선거는 특수성이 있다”며 “6개 이상을 확보하면 지지층을 결집했다는 부분서 어느 정도 지도력이 먹혔고, 부활시켰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6곳 이상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야당일 때, 지지율 20% 이상가지고 선거 뛴 적이 얼마나 있었느냐”라고 했다.

반면, 이번에 청산 대상에 오른 인사들은 대표의 실패를 속으로 바라기만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친박계를 구심점으로 헤쳐모이는 과거 ‘친박연대’는 구심점이 없어 불가능하다. ‘홍준표 사당화’ 정도 구호가 나오지만, 이번 당무감사로 철퇴를 본 의원이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홍문종ㆍ한선교 의원도 ‘사당화’를 비판하며 원내대표 선거에 나왔지만 패배했다. 한 관계자는 “아닌 것 같아도, 의원들이 대표 눈치를 얼마나 보는데”라고 했다. 홍 대표가 당무감사권을 쥐고 당협위원장 자리를 흔들면 의원들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번 당무감사로 홍 대표가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증명됐다.

당무감사는 인물을 평가하고, 조직강화특위는 이러한 정보를 종합해 당협위원장을 결정한다. 조강특위 위원장은 통상 대표가 임명하는 사무총장이 맡는다. 한국당 관계자는 “거의 모든 일에 대표가 관여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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