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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 따로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魚譜)하면 정약전(1758~1816)의 ‘현산어보(자산어보)’를 떠올리지만 이는 맞지 않다. 1814년에 나온 ‘현산어보’보다 11년 앞서 나온 게 담정 김려(1766~1822)의 ‘우해이어보’(牛海異漁譜)다. 김려 역시 정약전과 마찬가지로 신유박해에 연루된 인물로 진해로 유배됐다. 담정은 1801년 4월부터 진해현(현 마산합포구 진동면 일대) 율현촌 염밭마을의 소금 굽는 사람 이일대의 집에서 유배생활을 시작했다. 담정은 이 집 주인 열두 살 아들과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거나 관찰했다. ‘우해이어보’는 그가 바다에서 잡거나 본 어류와 갑각류, 패류 등 72종의 어족 이야기다.


‘우해’(牛海)는 옛 진해의 다른 이름으로 고현리에 있는 우산(牛山)에서 비롯된 이름. ‘이어’(異魚)는 서울 사람인 김려의 눈에 비친 특이한 물고기들을 이른다.

현재 ‘우해이어보’를 번역한 책은 학술서 몇 권이 전부로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장과 박태성 해동문화재연구원 박사가 쓴 ‘최초의 물고기 이야기-신우해이어보’는 대중적인 글쓰기라는 점에서 새롭다.

저자들은 책을 오늘의 시점에서 적기 위해 현장을 직접 답사해 1년간 강태공 생활을 하고 각종 문헌을 샅샅이 뒤져 우해 앞바다 물고기 이야기를 풍성하게 풀어냈다.

책에는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맛이라고 탄복한 복어를 비롯, 그 맛을 모르면 평생 후회한다는 조기, 여름 최고의 보양식으로 논밭 다 팔았다는 민어, 천대받던 물고기에서 효자어종으로 변신한 물메기, 용의 알이라 불리던 삼치 알, 겨울철 별미의 대명사 청어, 조조가 즐겨 먹었다는 전복 등 다양한 어종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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