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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식인(임호준 지음, 민음사)=문화운동으로서의 식인주의와 카니발리즘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문화와 예술의 정체성을 살폈다. 저자는 식인과 카니발을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본다. 식인주의는 일반적으로 야만과 동일시되는데, 저자에 따르면 이는 유럽인들의 시각일 뿐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발견으로 식민화할 기회를 갖게 된 스페인과 유럽열강이 원주민을 대량학살하고 노예화하면서 이를 정당화할 구실로 라틴아메리카의 식인주의를 이용했다는것이다. 이와 달리 아메리카인들에게 식인주의는 세계의 좋은 것들을 흡수함으로써 다원화된 문화를 추구하는 예술로서의 관점으로 인식된다는 것. 식인주의는 1920년대 브라질 모더니즘과 1960년대 트로피칼리아 운동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하는 등 라틴아메리카의 거의 모든 현대 담론들과 연결돼 있다. 즉 저항예술의 핵심 키워드인 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라틴아메리카 문학, 예술, 음악, 영화 작품들이 식인주의, 더 나아가 카니발리즘의 자장 속에 있다고 지적한다. 유럽인들의 시각을 통해 소개된 라틴문화를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을 제공한다.

위대한 대의:미국혁명 1763~1789(로버트 미들코프 지음,사회평론)=이야기체 역사 서술의 전범격인 ‘옥스퍼드 미국사’시리즈의 첫번째 책. 엄정하면서도 상상력 넘치는 역사 연구의 최고 결실을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은 이 시리즈는 로버트 미들코프, 제임스 맥퍼슨, 데이비드 케네디 등 최고의 역사학자들이 참여해 세 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등 매 시리즈마다 화려한 수상경력과 함께 화제가 됐다. ‘위대한 대의’는 제임스 맥퍼슨의 ‘자유의 함성’과 함께 최고의 역사서로 평가받는다. 서술은 프랑스-인디언 전쟁에서 시작돼 조지 워싱턴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과정까지 영국과 아메리카의 갈등, 독립을 향한 식민지의 갈등과 고뇌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1760년에서 1780년 사이, 불과 20년 만에 아메리카인들은 충성스런 왕의 백성에서 자유와 대의 정부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된다. 그 누구도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고, 그 행동의 의미조차 정확히 깨닫지 못했다. 미들코프는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정치적, 사회적, 개인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종합해 독립전쟁을 촉발한 핵심적인 사건과 전투, 헌법제정까지 전 과정을 흥미롭게 서술해냈다.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최재천 지음,메디치)=‘개미 박사’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을 지내면서 이룬 성과를 토대로 쓴 경영서. 당초 연간 30만명만 관람해도 성공적이라고 주위에서 봤지만 최 원장은 목표의 300% 이상을 달성, 매년 100만명을 유치했다. 그의 성공의 비결은 숲과 생태계를 잘 관찰하고 이를 인간조직에 적용한 데 있다. 특히 소통과 문제해결 방식은 이들에게서 답을 찾았다. 저자는 “배짱이 수컷들은 한 마리도 빠짐없이 식음을 전폐하고 하루종일 뒷다리를 날개 가장자리에 비벼대는 중노동을 계속한다. 암컷 단 한마리와도 소통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삶의 현장에서 소통은 이처럼 처절한 것”이라고 말한다. 조직 운영의 비법 역시 생태경영학에 답이 있다. 그 핵심은 다양성,복잡성이다. 구성이 다양하면 구성원 간 관계가 복잡하고 조밀해서 웬만한 충격에도 버틴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인간), 경협(경쟁뿐 아니라 협력도 본성이다), 상호허겁(서로 상대를 적당히 두려워하는 상태) 등이 그가 내세우는 생태학에서 배울 경영 원칙이다. 책에는 대박난 ‘개미특별전’을 비롯, 처음 원장 노릇하면서 스스로 자초한 ‘을질’등 경영현장 이야기가 생생하게 들어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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