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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시급 때문에…‘고용보험 가입 업소’ 딜레마 빠졌다
-‘고용보험 가입해야’ 월 13만원 지원
-편의점업계 “있으나 마나한 지원방안”
-일각 “더 구체적인 지원방안 제시돼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내년도 최저시급 인상률 16.4%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듭 시급을 인상하고 있다. 내년도는 시간당 7530원. 시급이 올라간만큼 비정규직ㆍ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근무여건은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시급인상으로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 영세 상인들의 피해에 대한 구제방안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가 구제방안으로 내놓은 예산안이 제한적인 단서 조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일자리 안정자금 2조9708억원을 편성하면서 이 금액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30인미만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들에게 지급된다는 조항을 달았다.
‘30인 미만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이하 30인 미만 사업장)’은 일선 프랜차이즈 업체나 편의점, 카페 등이 주로 해당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의 83%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책에 따라 내년도에 이들 사업주는 월급 190만원 미만 근로자를 1개월 이상 고용할 경우 근로자 1명당 월 13만원 정액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16.4%)에서 과거 5년간 평균 인상률(7.4%)을 뺀 시급부담 9%포인트(약 581원)를 월 단위로 환산한 금액에 해당한다.
다만 4대보험을 가입해야만 해당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영세사업자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고용보험 가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가입하는 데 비용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따른 혜택은 미미한 경우가 많다고 보는 것이다.
윤용신 전 알바노조 사무국장은 “고용보험은 가입해봐야 향후 국민연금을 돌려받는다는 보장이 없고, 산재발생 시 금액을 받는다고 장담할 수도 없어 알바생들에게 선호받지 못한다”면서 “점주들의 생활에 대한 구제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점주들이 최저시급을 지급하길 꺼려해 정책 전반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편의점 본사가 업체 차원의 지원안을 내놨지만, 전체 편의점주들의 삶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2019~2020년분의 지원금이 불확실한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정부는 현재 2018년도 지원방안을 발표했을 뿐 최저시급 1만원이 되는 2020년까지의 다른 지원방안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진설명> 최저시급이 인상되며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정부의 지원방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아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적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서울시내에 위치한 한 편의점 점포의 모습. [헤럴드경제DB]

편의점 본사가 나섰지만 이들의 지원방안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CU는 점포별로 연간 800억~900억원의 지원금을 마련했다. 상품폐기금액을 지원하고, 전산ㆍ간판 유지관리비ㆍ전기료 등을 지원키로 했다. 점포 하나당 연간 돌아가는 평균 지원은 6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간 50만원 상당에 해당한다.
GS25는 전국 가맹점들을 위해 가맹점주 최저수입 보장 확대를 위한 400억원, 심야시간 운영점포 전기료 350억원 등 750억원의 금액을 매년 지원한다. GS25 점주들도 마찬가지로 연간 600만원, 월간 50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제공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연내 발표를 목표로 점주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지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편의점 3사는 매년 1000억~3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이 나가게 되면 그만큼 상품ㆍ점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정부차원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고용보험이 제대로 정착이 안된 상황에서 이를 전제한 지원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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