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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요우커의 귀환?…“누가 그럽디까?”
“요우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온다는데 누가 그러던가요. 중국 보따리상이라 불리는 따이공(代工)이 몰려와 면세점 매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같이 하루 장사해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안돼요.”(명동 A식당 주인)

매일 새벽 명동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입구에는 침낭까지 동원해 면세점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중국인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대부분은 개인비자로 들어온 따이공이다.

이들은 관광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면세점 물품을 사기 위한 장사꾼이다. 이들은 몇개조로 나눠 서울 시내를 돌면서 명동이나 동대문에 방문하기 보다 시내 면세점으로 직행하면서 한국 상품을 싹쓸이 하고 있다.

요우커 실종 속에도 면세점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들 덕(?)이다. 하지만 매출만 늘었지 알맹이는 없다. 되레 한국 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한국 화장품 등을 싼 값에 산 뒤 중국 현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풀면서 현지 유통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특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중심으로 중국 현지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한중관계가 풀리는 조짐을 보이면서 이런 따이공의 자리가 다시 요우커로 채워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양측이 함께 노력해 한ㆍ중 관계를 조속히 정상 궤도로 복귀하도록 추진하길 희망한다”며 지난 10월31일 한중 관계 개선 협의문이 발표될때만해도 그랬다. 실제 협의문이 발표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중국 국가여유국에서는 ‘한국 단체 관광 금지와 관련해 베이징과 산둥의 일반 여행사들에 한해 1차 허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행 상품을 판매할 때 롯데그룹과 어떤 협력도 하지 말라고 못박았다. 롯데의 호텔과 면세점 등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드와 관련있는 ‘롯데’를 배제한 채 관광 일부 해제안을 내놓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둔 압박 조치였다는 의견과 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뒤끝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어찌됐든, 사드와 관련된 중국의 보복은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이 크루즈와 전세기 또한 절대 안된다고 못박은 것은 중국의 불편한 심기의 수위를 대변한다. 단체 여행 상품 구성의 시작은 크루즈와 전세기인데, 이를 금지한 중국인에게 방한 관광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이 아니다.

실제 크루즈와 전세기는 방한 관광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중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제주의 경우 2016년 공항 입국 중국인은 118만명, 크루즈 입국 중국인은 119만명을 기록했다. 크루즈 입국객이 비행기 입국객을 상회한 것이다. ‘온라인 상품 판매도 잠정적 금지’ 조건을 덧붙여 현재 중국의 씨트립·취날 등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중국의 한국 관광 일부 해제 조치는 속빈강정으로, 중국의 여전한 사드 앙금을 보여준다. 양국 관계 개선 협의문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풀어야 할 큰 숙제는 그래서 남아 있다.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알맹이 있는 ‘사드 언급’이 있길 바란다. 문제는 정면에서 풀어야 한다. 

at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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