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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文대통령에 ‘쌍중단’ 목소리 높일듯
북핵·한미연합훈련 동시에 중단
한반도 비핵화·북미협정 병행도
트럼프와 정상회담서도 신경전


미국이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전격 제안한 가운데, 오는 1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북핵 해법인 쌍중단(雙中斷)과 쌍궤병행(雙軌竝行)을 강도 높게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의 해법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북핵 해법에 있어 미중 균형 외교가 시험대에 서게 됐다.

1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문제와 함께 북핵 해법으로 자신들이 주장하는 쌍중단과 쌍궤병행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전해졌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방안이고, 쌍궤병행은 이에 더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체제 협상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쌍중단 수용 거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이를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우리 정부에도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그래픽=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북핵에 대한 자위권 차원이라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중국의 쌍중단에 대해 불법적인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과 합법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같은 선상에서 논의할 수 없다며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도 쌍중단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쌍중단을 딱 잘라 거부할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 문 대통령 지난 11월 싱가포르 언론과 인터뷰에서 쌍중단 관련 질문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시점에 우리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말할 순 없다”면서도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면 우선 1단계로 핵 동결을 위해, 그 다음 단계로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어떤 상응 조치를 취할지 협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게다가 최근 한국 정부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내년 초 예정된 키리졸브(KR)ㆍ독수리(FE) 훈련을 3월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알려져 중국이 ‘아전인수’식 해석을 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카드는 꺼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직후 미국이 중국을 압박했지만, 중국이 뚜렷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에 재차 언급할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한중 정상회담 결과 쌍중단ㆍ쌍궤병행에 약간의 무게라도 실린다면 미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11일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피커링 전 미국 국무 차관은 쌍중단에 대해 “장기적으로 북한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통일을 하려고 한다. (쌍중단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또 미국의 차기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톰 코튼 상원 의원은 최근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적(敵)에 가깝다고 비판하는 등 미국의 의구심과 적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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