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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 보전 근로시간 단축…신세계 ‘휴식이 있는 삶’ 모델 제시
“삶의 질 크게 높아질 것” 기대감
성과시 재계 확산 바로미터 될것


신세계그룹이 ‘임금 하락이 없는’ 근로시간 단축제를 시행키로 하면서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유지한채, 선진국형 기업문화를 표방한 신세계의 ‘근로시간 실험’이 성공하면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8일 ‘임금의 하락이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내년 1월부터 전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는 2년간 신세계가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즉흥적인 것이 아니고, 신(新)기업문화 창출과 기존 시스템의 효율성 강화와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고려했다는 뜻이다.

실제 신세계 관계자는 “그룹에선 선진적인 근로문화 구축을 위해 수없이 많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행ㆍ검토했고, 유통산업 업황 자체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선도적인 도전정신으로 근로문화를 혁신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유통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대한민국 최초의 백화점, 최초의 대형마트, 최초의 프리미엄아울렛을 선보이며 위기국면을 언제나 혁신 DNA로 돌파해 온 신세계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그룹이 ‘임금의 하락이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내년 1월부터 전격적으로 실행키로 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신세계그룹이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제를 도입하고, 하루 8시간이던 근로시간을 7시간으로 단축한 것은 직원들에게 휴식이 있는 삶과 일과 생활의 균형이 맞춰지는 삶을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신세계 측은 강조했다.

신세계 다른 관계자는 “하루 1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은 직원들에게 작지 않은 유무형의 혜택”이라며 “더구나 임금을 깎지 않고 그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직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생산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론에 신세계는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근로시간이 OECD 선진국 수준으로 단축되는 만큼 업무 생산성도 선진국 수준으로 크게 향상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놨다고 했다.

신세계는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과 관련해 “임금의 하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도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함은 물론이고, 이에 더해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며 “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되니 사실상 총액 임금은 상승하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특히 근무시간이 35시간 미만인 아르바이트 근무자들도 내년도 최저시급 인상에 따라 급여를 인상할 계획이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최근 건전한 노사관계 구축, 그리고 합리적인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국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민주노동조합 등 3개 노동조합과 ‘노사상생 선포식’을 열고 임직원과 회사의 동반성장을 결의했다.

양측은 당시 상생 선언문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갈등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생산성 향상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하고, 공정거래 및 노동 관련법 준수를 약속했다.

현행 한국의 법정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시행되는 경우는 드물고, 야근 등이 많은 게 현실이다. 지난해 OECD가 집계한 대한민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길었다. 정부는 이를 OECD 선진국 수준인 1800시간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근로시간 단축 실험의 성공여부를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이것이 재계 확산 여부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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