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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운 날씨’ 한잔도 안했는데 볼빨간 사춘기…‘병(病)’입니다
-‘추운 날씨’ 피부가 민감해져…술마신 것처럼 빨개져
- 심한 여드름도…모세혈관 확장 탓 염증성 피부 질환
-“건성피부서 발병…보습 필수”…화장품도 잘 골라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회사원 송모(32ㆍ여) 씨는 가끔씩 “낮술 했느냐”, “볼터치가 진하다” 등의 말을 자주 듣는다. 송 씨는 고교 시절부터 겨울만 되면 얼굴이 빨개지는 병, 주사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일일이 이를 설명하는 것도 번거로워 웃고 넘어갈 때가 많다. 이 병은 그에게 스트레스다. ‘외모 콤플렉스’는 물론 대인관계 등에도 불편함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송 씨는 “빨개지는 얼굴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져 문제”라고 했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송 씨처럼 얼굴이 빨개져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낮술이 원인이 아니다. 바로 주사라는 질환 때문이다. 이름에 술 주(酒) 자가 들어가는 주사는 술을 마신 것처럼 얼굴이 빨개지는 질환이다. 주로 코, 뺨, 이마 등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피부가 매우 민감해지며, 홍조 증상과 함께 여드름 같은 뾰루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뾰루지는 짜려고 해도 짜지지 않고 오히려 증상만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얼굴이 빨개지는 병 주사(酒皻)는 여드름까지 동반한다. 주로 건성 피부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 주사가 발생한 한 여성. [제공=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는 ”주사의 원인은 한 가지로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도 “체질 요인 외에 열이나 한랭으로 인한 급격한 온도 변화, 화장품, 스테로이드 연고의 잘못된 사용 등 다양한 자극에 의해 혈관 운동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극적인 세안, 피부 관리, 감정 고조, 술, 뜨겁거나 매운 음식 등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간혹 유전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가족 중 주사를 앓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주사를 안면홍조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주사는 안면홍조와 달리 얼굴이 빨개지는 동시에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이 원장은 “주사가 발병하면 초기에 피부가 매우 민감해지고 각질이 많이 일어나며 모세혈관 확장으로 얼굴이 붉어지는 홍조가 주된 증상”이라며 “심해지면 피부가 울퉁불퉁해지면서 여드름 같은 구진, 농포(고름), 부종 등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드름으로 착각해 압출을 시도하지만, 면포가 없어 짜지지 않고 상처만 남긴다”며 “증상은 대개 30~50대 여성에서 주로 나타난다. 눈에 쉽게 띄는 부위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치료조차도 스트레스가 된다”고 덧붙였다.

주사 치료에는 바르는 연고, 먹는 약, 혈관 레이저 등을 활용하며, 환자의 증상ㆍ피부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주사 환자는 피부가 아주 예민하기 때문에 치료 못지않게 화장품 사용과 생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먼저 클렌징 브러시나 스크럽 사용은 피부를 더욱 예민하게 만들 수 있어 심한 경우 오직 손으로만 세안해야 한다. 세안 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피부에 클렌징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여러 번 헹궈 내야 한다. 이후 물기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가볍게 닦거나 손으로 톡톡 두들겨 흡수시킨다.

이 원장은 “주사 환자는 대부분 건성 피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즘같이 차갑고 건조한 날씨에 보습 관리가 중요하다”며 “세안 후엔 즉각 보습 제품을 사용해 피부의 수분 장벽을 보존해 주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화장품은 성분을 점검해 사용해야 한다. 미국 듀크 의학대학원의 조 다이아나 드랠로스 교수가 최근 학술지 ‘피부과국제의학저널(Clinics in Dermatology)’에 발표한 ‘주사 환자를 위한 코스메슈티컬’에 따르면 동물이나 식물로부터 추출된 라놀린, 코코넛, 올리브, 헴프, 아르간, 해바라기 등은 세균 증식을 촉진시킬 우려가 있어 주사 환자가 피해야 할 화장품 성분이다.

반면 주사 환자의 염증을 완화하고 증세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성분도 있다. 알로에베라, 녹차, 알란토인, 피버퓨, 글리시리자 인플라타 등은 염증을 감소 시키고 상처 회복을 돕는다. 선크림의 경우 항상 바르되,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홍조를 촉발시킬 수 있으므로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무기) 종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술, 초콜릿, 치즈,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담배는 피부에 더욱 자극을 주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외출 시 얼굴을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도 착용해야 한다.

이 원장은 “주사는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변형이 일어나 딸기코 같은 주사비가 나타날 수 있다”며 “주사를 여드름과 혼동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평소 코와 얼굴 부위에 붉은 기운이 돈다면 정확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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