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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에티켓①] 녹음ㆍ촬영ㆍ음주 관람ㆍ구토… 공연장의 ‘일그러진 자화상’

  • 기사입력 2017-12-07 16:05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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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기기 활용 녹음ㆍ촬영 ‘다반사’
연말 음주후 관람에 구토까지…
“나의 공연관람 권리도 중요하지만
타인을 위한 배려도 필수”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 피아노 앞에 앉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방금 전 라벨 피아노 협주곡 1악장이 끝났다. 2악장을 시작하기 전 10여초의 정적을 음미하며 이를 발판삼아 첫 음을 시작하려는 순간, 객석에서 난데없이 멜로디가 울려퍼졌다. 휴대전화 수신음이라기엔 너무 익숙한 그 음악은 바로 방금 전 연주했던 1악장. 객석은 수근댔다. 누군가 몰래 녹음 한 것이다. 두고두고 ‘관크’(관객 크리티컬ㆍ다른 관객 행동 때문에 관람에 지장을 받음)로 회자될 이 대참사는 지난달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에서 있었던 일이다.

‘몰래 녹음’건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창피함과 짜증이 섞인 분노를 쏟아냈다. 공연장 예절, 관람 수준에 대한 비판도 넘쳐났다. 문제는 이같은 ‘몰래 녹음’이 거의 매 공연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김장묵 롯데콘서트홀 하우스매니저는 “뮤지컬ㆍ연극ㆍ클래식 할 것 없이 공연당 평균 5~10명은 몰래 녹음 혹은 촬영을 한다”며, “운이 안좋아 1~2명 정도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몰래 녹음한 음원 혹은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김 매니저는 “클래식 공연의 경우 지휘자ㆍ오케스트라ㆍ협연자의 조합이 매번 다르기에 희소성이 있고, 뮤지컬의 경우도 캐스트마다 공연이 달라지기에 수요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원되는 기기도 다양하다. 휴대전화를 활용한 녹음부터 카메라가 달린 안경, 망원경까지 등장했다. 

콘서트 전 공연관람 예절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공연기획사는 적발되는 경우에만 삭제를 요청한다. 최승희 신시컴퍼니 팀장은 “대부분 본인 잘못을 인정하고 보는 앞에서 삭제하는데, 일부는 끝까지 버티기도 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경찰이 출동하고서야 삭제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최 팀장은 “아무리 개인소장용이라고 하지만 저작권ㆍ초상권의 문제가 있다. 팬심 때문에 녹음ㆍ촬영한다지만 엄연히 위법행위”라고 강조했다.

녹음과 촬영을 넘어선 비매너 행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장 대표적인 건 음주 관람이다. 연말연시 회식 공연관람이 많아지면서 더욱 그렇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반주를 겸한 회식을 짧게 하고 관람하러 와서 코를 골고 자는 경우도 있고, 심한 사람은 구토를 하기도 한다”며 “연말이면 1주일에 1~2회는 토사물을 치우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건조하고 더운 공연장 특성상 취기가 급격히 오르니, 가급적 공연전 음주는 삼가거나 자제하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롯데콘서트홀은 로비에 설치된 공연관람 예절 캠페인. [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뿐만 아니라 공연 중 휴대전화 확인, 가족단위 관람시 아이에게 내용을 설명하는 등의 행동도 비매너로 꼽힌다. 클래식 공연의 경우 ‘안다 박수’도 문제다. ‘나는 이 곡을 안다’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으로 곡이 어디서 끝나는지 아는 것을 자랑하는 과시욕으로 우렁차게 손뼉을 치는 이들을 비꼬는 표현이다. 베를린필 공연에선 1부의 ‘돈 주앙’과 라벨 협주곡, 조성진의 앙코르 곡인 드뷔시 ‘물의 반영’이 ‘안다 박수’의 희생양이 됐다. 몇몇의 박수 덕택에 음의 잔향을 즐기지도, 감동을 느끼지도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안두현 양평필하모닉 상임지휘자는 “일부 곡들은 무음 마저도 연주인 경우가 있다. 음의 잔향도 악보엔 포함되지 않은 연주”라며 “박수로 연주자들의 공연을 존중하고 싶다면, 지휘자가 팔을 다 내릴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설명했다. 솔리스트들의 공연인 경우엔 악기에서 연주자의 손이 떨어질 때를 기다리면 된다. 

지난달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베를린필하모닉 내한공연. 협연자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나섰다. 이날 공연은 ‘몰래 녹음’한 음원이 갑자기 재생되는 등 ‘관크’ 참사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예술의전당]

상황이 이러하자 공연장과 기획사는 최근 대규모 예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이달부터 공연장 에티켓 책자를 제작해 나눠주는 등 적극적 안내를 시작했다. LG아트센터도 공연 특징에 맞는 현장감 넘치는 관람 예절 안내 멘트를 방송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은 공연장 무료 체험 프로그램인 ‘롯데콘서트홀 프리뷰’ 등을 통해 공연 관람 예절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캠페인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예절들은 상당히 까다롭다. 지연 입장시엔 자기 자리로 찾아가려고 서두르지 말고 안내원이 안내해 줄 때까지 기다리라거나, 오리털 점퍼 등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는 옷은 보관하라, 기침도 되도록 삼가라, 프로그램 북 넘길때 종이 소리도 주의하라는 등 그 수준이 높다. 이같은 에티켓은 사실 ‘남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김장묵 하우스매니저는 “공연을 관람하기 위한 나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관객의 공연 관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중요하다”며 “조금씩만 배려한다면 훨씬 유쾌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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