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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유영진 인제대 상계백병원 암센터 소장]암환자가 건강보조식품을 먹어도 될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치료로 ‘보완 요법’과 ‘대체 요법’이 있다. 표준 치료를 받으면서 그 치료의 효과를 증가시키거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치료를 보완 요법, 표준 치료를 받지 않고 대신 받는 치료는 대체 요법이라고 한다. 의사가 권하는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서 몸에 좋다고 하는 건강 보조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보완 요법이라면, 의사가 권하는 항암제 치료는 받지 않고 암에 좋다는 다른 치료만 받는 것은 대체 요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암 환자가 보완 요법이나 대체 요법을 받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상당수 환자가 이 같은 치료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들 치료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어 상당수의 환자가 받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치료는, 이 약은 효과가 있을까요? 적어도 안전할까요?” 어떤 환자는 담당하는 의사에게 여러 보조 약제에 대해 먹어도 되는지 묻고는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잘 모른다’는 것이 정답이 될 것 같다. 보완 요법이나 대체 요법에 사용되는 약제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각 약제마다 효과와 부작용도 다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효과가 입증된 약제는 그 기전이 무엇이든 표준 치료제로 포함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 사용하는 약제 중 일부도 식물 추출물이거나 전통적인 동양 의학에서 사용하던 약제였지만, 향후 효과가 입증돼 표준 치료제로 인정받게 됐다. 표준 치료를 위해 사용하다 나중에 기전이 밝혀진 약제도 있다.

표준 치료제가 아니라는 것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험실에서는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있었으나 동물 실험에서 실패할 수 있고, 실험실ㆍ동물 실험에서는 모두 효과가 있었지만 사람에게 실패할 수도 있다.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었지만 기존 약제보다 효과가 적은 약제도 표준 치료제로 등록되지 않는다. 그러나 효과가 있다면 한약이든 양약이든 모두 표준 치료제로 등록된다.

안전성 문제는 더욱 중요하다. 비타민도 항상 안전하지는 않다. 가장 안전한 비타민인 비타민 C조차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섭취하면 건강한 사람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생약은 더 위험하다. 버섯, 나뭇잎, 식물 뿌리 같은 자연 추출물에도 독성이 있다. 자연 추출물 중 일부 암 환자에게 좋은 성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성분도 함께 존재한다. 암 환자가 좋은 성분을 충분한 양만큼 섭취하게 하려면 다른 성분도 함께 섭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일반인의 생각과 다르게 현실에서는 자연 추출물이 특정 성분만 추출한 약제보다 안전하지 않다.

많은 의사들은 보완 요법과 대체 요법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이런 치료를 하다 부작용이 생기거나 문제가 된 환자를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잘 모른다’는 것은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도 잘 모른다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암 같은 큰 병에 걸리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정이다. 일부에서 이를 이용해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치료를 하며 돈을 벌기도 한다. 대체 요법이나 보완 요법을 하더라도 최소한 표준 치료를 받고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할 때 고려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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