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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서 1시간26분…성큼 가까워진 강릉의 속살을 만나다
‘서울~강릉’ 경강선KTX 내달 22일 개통
올림픽 관람객·여행객 ‘당일치기’ 너끈
예술향기 가득 오죽헌·안목커피거리
2.86㎞ 바다부채길이 바로 곁으로…
사임당 스토리투어 등 ‘관광10선’ 주목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慈親鶴髮在臨瀛), 외로이 한양길로 가는 이 마음(身向長安獨去情).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回首北村時一望),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白雲飛下暮山).’

강릉 친정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안은채 700리 경강(서울-강릉) 머나먼 길을 오가야 했던 신사임당은 1시간 26분만에 두 곳을 잇는 경강선 KTX가 놓인 것을 보고 하늘나라에서 나마 기쁨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사임당의 후배, 우리의 딸들은 안타까움의 칠언절구를 더 이상 쓰지 않아도 된다.

강릉에서 자란 허난설헌(본명 허초희)-허균 남매 또한 올림픽을 계기로 고을 끼리 더욱 가까워진 작금의 대한민국을 보면서, 후진들이 더 넓어진 무대를 주름잡으며 더 큰 꿈을 펼치기를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시계방향으로 주문진항

서울에서 강릉까지 가는 경강선 KTX가 오는 12월 22일 개통하게 되면, 찬란한 문화-예술-학술의 꽃을 피운 오죽헌, 허난설헌 생가, 선교장, 바다부채길, 경포대, 안목커피거리, 정동진, 주문진포구가 서울과 부쩍 가까워진다.

지금 경강선 KTX는 내국인, 외국인을 태우고 시승, 시운전이 한창이다. 국산 고속열차 산천의 두번째 업그레이드 버전 최신 객차가 투입됐다.

지난 20일 인천공항에서 진부역까지 구간을 타 본 구닐라 린드베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장은 “새로운 고속열차 여정은 매우 신속하고 편안했다”면서 “2018 동계올림픽대회 방문객들에게 KTX 이용을 권유하고 싶다”고 크게 칭찬했다.

코레일과 국토교통부, 올림픽조직위원회, 강릉시는 이번 2018 동계올림픽에는 100여개국 선수단 6500여명,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5만여명, 내국인 포함한 1일 최대 관람 인원 10만4000여명을 내다보고 신속한 수송계획을 짰다.

서울~강릉을 달리는 경강선 KTX열차

편도 기준으로 주중 18회, 주말 26회 운행한다. 강릉 방향으로 주중에는 서울역서 10회, 청량리역서 8회 출발하고 주말에는 서울역 10회, 청량리역 16회 출발한다. 청량리-강릉은 86분이 소요되며 운임은 2만6000원, 서울역-강릉은 114분이 걸리며 2만7600원이라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평창 올림픽이 개최되는 내년 2월 한 달 동안은 인천공항서 16회, 서울역서 10회, 청량리역 10회, 상봉역서 15회 등 총 51회 출발한다. 인천공항역-강릉역 요금은 4만700원. 평창올림픽 개막식장과 설상경기장에 가기 위해서는 ‘평창’역이 아닌, 그 다음인 ‘진부’역에서 내려야 한다.

1시간30분은 서울 노원구에서 금천구 가는데 걸리는 시간. 서울과 강릉이 이처럼 가까워지면서 최명희 강릉시장과 강릉 관광지 곳곳이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강원도는 경강선 역과 숙소, 경기장 등을 연결하는 1200여대의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차량 2부제도 시행하고, 빙상-설상 경기 개최지와 숙소 등을 연결하는 도로에 ‘올림픽 버스 전용차로’를 지정한다. 바가지요금 엄단방침도 밝혔다.

빙속과 쇼트트랙 등 대한민국 선수단의 금메달이 쏟아지고 피겨의 아름다움이 펼쳐질 강릉에서 신사임당이 넘던 대관령을 올려다보면, 풍력발전기가 ‘텔레토비’ 동산처럼 정겹다.

해안단구와 청록빛 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2.86㎞ 해변데크길인 남강릉 ‘바다부채길’.

남강릉 ‘바다부채길’은 배가 산으로 올라간 정동진 썬크루즈 절벽 아래 해안단구와 청록빛 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2.86㎞ 해변데크길이다. 청정 강릉의 겨울바다는 한해를 정리하고 새출발을 당차게 선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해변에서 가장 가까운 역, 정동진역에선 바닷가쪽으로 의자를 놓은 바다열차에 탑승할 수 있다.

경포 남쪽 안목은 원래, 작은배가 출어하던 소규모 어항이었다. 어부들의 고단한 일상을 달랬던 자판기 커피가 하나 둘 늘더니, 바람불어 놓은날 호젓한 해변에서 달달한 커피 한 잔 하려는 연인들, 젊은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안목커피거리는 그렇게 아무도 가지 않던 길에 길이 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박이추 등 1세대 바리스타과 그 제자들이 속속 커피점을 차렸다. 이곳 커피는 집집마다 향이 다르기에 ‘솥 다른 밥’ 처럼 매력적이다. 커피점 사이로 구공탄을 닮은 빵, 연탄빵 가게가 들어서 눈길을 끈다.

비운의 천재로 알려진 허난설현 영정이있는 강릉 초당의 허난설현 생가

강릉 바우길 5구간 바다호숫길은 안목에서 출발해 해변 해송 숲길, 경포대 길을 거쳐 허난설헌 기념관까지 이어진다. 또 허균 보다 여섯살 위인 친누나 허난설헌의 생가는 11월인데도 국화국이 피어있고, 단아한 전각과 앞마당의 향나무가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남매가 어린 시절 뛰놀던 뜰을 거닐어보고, 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며 향에 취해 보자. 시상이 떠올지도 모른다. 

생가가 있는 초당마을은 허균과 허난설헌의 부친인 허엽의 호인 ‘초당’에서 유래됐다. 허난설헌 생가 앞쪽에는 올림픽체험관이 있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경포대 일대 신사임당 허난설헌 스토리투어를 올림픽관광로드 10선 중 하나로 꼽았다.

함영훈 여행 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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