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규제 강화는 경제에 악재로 작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국회 심사가 돌입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뒤늦게 유통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정안에는 복합쇼핑몰을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과 함께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을 월 4회로 확대하는 등 보다 강화된 규제가 담겨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개정안이 소비자 편익과 유통산업 및 주변상권 발전에 역행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잇따라 의견을 제기했다. 하지만 산자부가 개정안이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넘겨진 20일 이후에야 뒤늦게 업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면서 ‘불통’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복합쇼핑몰 업계 간담회를 열고 유통업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장, 중견기업정책관, 유통법 담당사무관, 박경섭 아이파크몰 이사, 고영선 타임스퀘어 상무, 이정석 AK플라자 상무, 임용태 가든파이브 본부장, 박용규 코엑스몰 실장, 아이에프씨몰 안혜주 전무, 김찬회 스퀘어원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부진에 따른 매출 타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통 규제가 한층 강화되는 것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유통업계 관계자 A는 “복합쇼핑몰에서는 연 1조 이상의 재화가 소비되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내수 경기에서 막대한 미중을 차지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의 영업규제는 국가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 B는 “복합쇼핑몰의 상당수 영업 공간은 일반 개인이 임대 분양을 받아 운영하고 있어 소상인의 직접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며 “미용실, 네일샵, 핸드폰, 잡화점, 카페, 음식점 등 작은 상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는 보증금과 함께 매달 임대료를 내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 장사를 쉬게 되면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통시장 상인은 보호받아야 하고 복합쇼핑몰 입정 상인은 보호받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 C는 이날 간담회에서 복합쇼핑몰의 상권과 이용패턴이 전통시장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계자 C는 “주변 주거 지역의 초인접 상권을 품고 있는 대형마트와 달리 복합쇼핑몰은 도심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주 상품군도 식료품, 생필품 위주의 전통시장, 대형마트와 달리 복합쇼핑몰은 패션 의류와 라이파스타일, 여가, 문화 서비스의 비중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형 복합쇼핑몰은 대부분 대형마트가 입점되어 있는데, 복합쇼핑몰 내 대형마트도 이미 의무휴업을 진행하고 있어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자칫 이중 규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복합쇼핑몰 관계자들은 복합쇼핑몰이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휴식과 여가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계자 A는 “복합쇼핑몰은 유통, 소매사업자이기도 하지만 최근 여가, 휴식, 레저 등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종합문화사업자라고 보는게 타당하다”며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미 일부 유통업체들과 지난달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며 “법안이 20일에 상정이 됐기 때문에 당사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알려드리는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주도하는 법안이라면 몇 차례 자리를 마련했겠지만, 국회에서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기 때문에 법안 상정 이후에 의견을 청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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