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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나라가 중국에서 활동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KBS2 드라마 ‘고백부부’를 보면서 장나라(36) 때문에 울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기자도 그중 한 명이다.

‘고백부부’는 장나라가 맡은 마진주가 자존감이 떨어진 현재의 38세 주부에서 과거 20세의 사학과 여신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드라마다. 그런데 2017년 세상에는 엄마 고은숙(김미경)이 없다. 신장염 투석 치료를 받아온 엄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미리 알고 있다면 좀 더 잘 할텐데.

그래서 마진주도 엄마에게 유난히 잘한다. ‘엄마껌딱지’는 극중 상황이기도 하지만 장나라의 실제 모습이기도 하다. 장나라는 그리웠던 엄마 김미경에게 애잔한 슬픔을 드리우는 연기로 사람들을 울컥하게 했다. 마지막회에 김미경이 딸인 장나라에게 “자식 없이는 못 산다. 네 아들에게 돌아가라”고 말할 때는 찡해질 수 밖에 없다.


“선생님(김미경) 얼굴만 봐도 감정을 잘 잡을 수 있었고, 연기도 잘 되더라. 엄마에 대한 애정을 되새길 수 있었다. 엄마라는 존재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장나라는 종방연이 끝나고도 이틀이나 울었다.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어딘가에 친구와 추억을 두고 온 것 같기도 하고, 다 두고 와야 한는데, 주머니에 뭘 넣고온 것 같기도 하다.”

장나라는 “20대의 내 인생이 다시 돌아오는 게 아니어서 드라마를 하면서 그런 기분을 느껴봤다”면서 “극중 대사들도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들이 아니라 작가가 있는대로 펼쳐놓는, 담백하고 단순하게 털어놓은 것 같아 더욱 와닿았다”고 말했다.

마진주는 대학 입학 후 첫미팅에서 만난 남자 최반도(손호준)와 결혼하지만 아이(서진)를 혼자 키우면서 점점 자신과 함께 자존감을 잃어간다. 서로 매일 싸우다 이혼하게 된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최반도는 “내가 밖에서 무슨 꼴을 당하고 사는지 알아”하고 아내에게 맞선다.

“이들 부부가 싸울 때는 자기 입장만 생각하고 토로한다. 서로 노력했는데, 적절한 노력이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진주는 괴로울때 반도가 손을 잡아줬으면 한다. 그리고 조근조근 대화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반도는 대화보다는 ‘힘내’라고 말하는 스타일이다. 서로에게 맞지 않는 노력이다.”

결혼도 안해본 여자가 부부관계, 부부갈등에 대해 심오한 이론가이자 전문가 같았다. 그의 ‘부부학’은 이어진다.

“이들 부부는 몸은 같이 있지만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이때 소통만 했다면 그 지경까지는 안갔을 것이다. 사랑이 없어진 것은 아닌데, 지쳐서 놔버린 것이다. 그들이 조금만 서로 바라보면서 노력했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부가 서로 안다는 것, 진심을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단순 남녀관계가 아니라 인간관계로 풀어가야 할 것 같다.”

마진주는 20살 시절에는 ‘썸남’ 장기용(정남길)과 달달한 연애도 한다. 장기용은 ROTC 선배로 여성들이라면 한번쯤 반할만한 남자다. 이처럼 이 드라마에서 장나라는 무척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38세의 진주는 여성성이 없다. 남편에게 인정도 못받는다. 하지만 기용은 내가 여자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하게 해주는 캐릭터다. 남길은 사랑을 못받고 자랐지만, 꽂꽂하게 잘 커온 친구다.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겠지만 힘든 시기를 잘 견뎌온 학생 같았다. 내가 이 남자에게 설레고, 이 친구를 다독이는 신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국면에서 마진주에게 뛰어오는 남자는 최반도였다. 마진주가 생리통을 앓을때 허리를 쳐주고, 교통사고때도 몸을 날린 남자다. 장나라는 “내 삶을 다시 돌아가는 경험을 통해 생의 의미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장나라는 과거 발라드 스타이자 ‘동안’의 대명사다. 드라마 ‘동안미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병맛 유머도 잘 구사한다. 동안이라는 말에는 “‘동안미녀’ 기사 댓글에 눈빛이 늙었다는 글이 있더라. 예리한 지적이다. 내가 지친 눈빛을 하고 있더라”고 했다.

장나라는 대표적인 중국 한류스타다. ‘띠아오만 공주’의 주인공이다.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을 경험했기에 “중국에서 활동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봤다. “나는 중국에서 활동을 안한 지 제법 오래돼 요즘 중국한류에 대해서는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이것 봐’ 하고 내밀기만 하면 안된다. 이게 중국활동으로 깨달은 것이다. 직접 마주치는 게 가장 좋다. 대중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장나라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밝혔다.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와, 그 속에서 자신이 하는 게 뭔지를 따진다. 물론 이야기와 메시지가 좋으면 자신은 거들기만 해도 출연한다고 했다. 인턴 사원으로 나온 ‘미스터 백’이 그런 경우다.

“김미경 선생님을 보면 뭔가 위로가 된다. 무덤덤한 표정만 봐도 그렇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됐으면 한다. 연예인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도 주고 공감하게 하는 존재다. 나는 연기하면서 그런 게 안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하면서, 이런 데 신경을 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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