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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국가’ 낙인 이어 이번엔 선박 20척 ‘해상봉쇄’…‘北 고사작전’ 나선 美
- 美, 선박 20척 등 무더기 대북 제재…“북핵개발 불법적 돈줄 봉쇄”
- 中기업 4곳도 포함...금융기관은 빠져
- 테러지원국 재지정 하루만에 고강도 조치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총 6차례 46개 기관·개인 49명·선박 20척 제재



[헤럴드경제=문재연ㆍ유은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9년만에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한데 이어 이번엔 선박 20척을 무더기 제재하는 등 ‘해상봉쇄’ 카드를 뽑아들었다. 선박이 제재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핵ㆍ미사일 개발에 들어가는 불법 돈줄을 끊기 위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전방위 고사작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설명= 미국이 북한에 대한 대대적인 고사작전에 나선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미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의 불법적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으로의 불법적 자금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날 개인 1명과 기관 13곳, 선박 20척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중국인 쑨쓰동 단둥 둥위안 실업 대표와 이 회사를 포함한 중국 무역회사 4곳이 포함됐다.

북한 쪽에서는 해사감독국과 육해운성 등 정부 기관과 릉라도선박, 릉라도 룡악무역 등 무역회사 및 선박·운송회사, 노동인력 송출회사(남남 협조회사) 등 9곳이 명단에 올랐다.

제재 대상 선박 20척은 모두 북한 선적이다.

7-28호, 장경호, 강성1호, 구봉룡호, 금성3호, 금성5호, 금성7호, 금운산3호, 부흥1호, 락랑호, 릉라1호, 릉라2호, 릉라도호, 례성강1호, 소백산호, 원산2호, 양각도호, 유성12호, 유성7호, 자력2호가 포함됐다.

특히 이번에 대상에 오른 선박들은 지난 9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새 대북 제재 행정명령에서 북한 항구를 다녀온 선박은 물론 북한에 기항했던 선박과 물건을 바꿔 실은 선박까지 미국 입항을 금지하는 강력한 제재 규정을 신설한 이후 처음 적발돼 제재를 받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국제 무역의 대부분을 해운 물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제재가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기관은 단둥둥위안실업, 단둥커화무역, 단둥샹허무역, 단둥홍다무역이 제재 명단에 올랐다.

특히 단둥둥위안실업은 오랫동안 미국의 안보 관련 연구기관들로부터 북한의 핵폭탄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기계와 부품류를 공급한 것으로 지목돼온 회사다.
사진설명= 미국이 북한에 대한 대대적인 고사작전에 나선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연합뉴스]

이날 유일한 개인으로 제재 명단에 오른 쑨쓰동(41)은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다.

재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쑨쓰동과 둥위안실업은 몇 년간 자동차, 전자기계, 무선항법장치, 알루미늄, 철, 파이프, 그리고 원자로와 관련된 품목 등 2천800만 달러(한화 약 306억 원)가 넘는 제품을 북한에 수출해온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특히 “둥위안실업은 대량파괴무기와 관련된 북한 기관들을 위한 유령회사들과 연계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기관은 대상에 빠지는 등 ‘세컨더리’ 성격의 제재는 이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전까지 미국의 대북 제재가 주로 개인과 기업, 그리고 최근 들어 금융 기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김정은 정권의 돈줄 가운데 하나인 ‘해상무역’을 봉쇄하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제재대상들은 대북 제재 행정명령 13810호 및 13722호의 적용을 받아 미국내 자산 및 자산 이익이 전면 동결된다. 미국인들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여기서 창출된 수익이 결국 북한 정권과 노동당으로 흘러들어가 핵과 미사일 개발 등 정권유지 자금으로 사용됐다는 게 미 재무부의 판단이다.

미 재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불법적 돈줄을 봉쇄하기 위해 다자간 또는 독자적 조치를 계속 취해왔다”며 “이번 제재는 북한의 수익창출에 도움되는 교통·운송 네트워크뿐 아니라 북한과 오랫동안거래해온 제3국인까지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북한이 국제적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북한을 외부와의 무역 및 수익원으부터 고립시키기 위한 경제적 압박을 최대화하겠다는 우리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제재대상에는 누계 기준으로 북한과 수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해온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최고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지 하루 만에 강도 높은 제재의 칼을 뽑아든 것은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작전에 따라 대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림으로써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최근 유엔의 대북 제재 등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개인과 기업을 포함함으로써 북한의 자금줄을 원천 봉쇄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압박도 강화하려는 뜻도 깔려 있어 보인다.

이번 대북 제재는 지난 9월 26일 북한 은행 10곳과 북한인 26명에 대해 무더기 제재를 가한 지 약 두 달 만에 추가로 이뤄진 것이다.

이로써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총 6차례에 걸쳐 46개 기관과 개인 49명, 선박 20척을 대북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munjae@heraldcorp.com



사진설명= 미국이 북한에 대한 대대적인 고사작전에 나선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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