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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ㆍ금리ㆍ원화 ‘3高’ 비상 산업계
- 석유화학ㆍ반도체 업계 ‘촉각’

[헤럴드경제=홍석희ㆍ이세진 기자] 유가와 금리, 원화 가치가 동시에 오르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정유화학 업체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기업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62.2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합의를 연장할지 결정하는 30일 회동을 앞두고 경계심리가 작용해 전날보다 소폭 하락했다. 최근 1년 최저점인 배럴당 44.82달러(6월21일)와 비교하면 여전히 고점에서 머물러 있다. 같은날 두바이유도 배럴당 60.68달러로 ‘유가 박스권’ 위에서 거래됐다. 

[사진=헤럴드경제DB]

유가 상승에 금리 인상도 겹쳤다. 한국은행이 곧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금리가 먼저 반영해 오르고 있다. 작년 7월 1.128%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026%로 두 배 올랐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금리 인상도 국내 업계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정유업계는 유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 주목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상승은 정제, 화학제품 생산 등에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면서 “제품 가격이 유가 상승을 바로 반영하지 않으면 단기적인 손실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금리도 높은 상황에서 원유 공급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가 오르면서 유가 하방 압력으로 여겨져 온 미국 셰일오일 생산 투자가 줄고, 이 여파로 원유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TB투자증권 이충재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부족한 자금을 대출받아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 증자 등을 통해 설비 투자를 해오던 미국 셰일오일 업체가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도 부담이다. 지난 9월28일 달러당 1148원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선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환율의 범위보다 속도가 더 중요하다.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반도체와 조선업계는 특히 환율 하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의 결제가 달러로 이뤄지는 환경이어서 원화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고스란히 실적 악화에 반영되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출 대기업이 그렇듯 환헤지를 통해 리스크 최소화에 진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는 국내 생산물량의 95% 이상이 수출이고, 대부분 달러로 결제가 이뤄진다.

조선업계는 신규 수주가 비상이다. 최근의 원화 강세로 향후 수주 물량에 대한 환헷지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분 만큼을 선가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럴 경우 선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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