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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AI로 열린 겨울…이번엔 평창올림픽까지 덮치나
고창 오리농가서 발생 ‘살처분’
정부 위기경보 즉각 ‘심각’ 격상

올림픽기간 외국인 40만명 방문
이동제한땐 ‘이미지 타격’ 우려
특수 기대감 큰 유통업계 혼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전국을 덮쳤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문제를 막기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2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나온 비보로 유통업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최근 전북 고창군 흥덕면의 육용오리 농가의 AI 항원을 정밀검사한 결과, 해당 사례는 지난해 국내에 영향을 미쳤던 H5N6형 AI 바이러스인 것으로 확진판정했다.

H5N6은 지난해 중국에서 발병하며 10명의 인명피해를 냈을 정도로 강력한 바이러스다. 국내 가금류 수천만 마리를 살처분시킨 주범이기도 하다.

김영록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간 영상 조류인플루엔자(AI) 상황 점검 및 대책회의에서 직원들에게 후속 대책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정부는 20일 0시부터 전국 모든 가금 사육농가에 대해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한 상황이다. ‘주의’ 단계였던 AI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해당 농가에서는 지난 18일 오리 출하 전 검사과정에서 AI 항원이 검출됐다. 축산기업 참프레에 위탁받아 오리를 키우는 이 농장의 사육규모는 약 1만2300여마리, 현재는 전부 살처분됐다.

흐름이 지난해 겨울과 유사한 상황이다. 올 겨울 들어 야생 조류 분변에서는 거듭 AI 항원이 검출됐고, 지난해와 비슷한 시점에 가금류 농장에서 강력한 AI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해도 11월 11일께 야생조류 분변에서 AI양성판정이 났고, 16일 전남과 충북의 가금류 사육 농가에서 AI가 발생했다. 이후 올해 4월까지 140여일간 전국에서 살처분된 가금류 개체수는 3787만 마리에 달했다. 살처분 보상금으로만 3084억원의 금액이 들어갔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난해보다는 대응 속도가 철저하고 빠르다는 점이다. 올해 1만여 마리가 살처분된 상태에서 선포된 ‘심각’ 경보가 지난해는 1783만3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된 이후 발동됐다. 지난해는 ‘이동제한(Stand Still)’ 조치가 선포된 뒤에도 무허가 계란 수집 차량이 활보하고 음식점 오토바이가 방역망을 뚫었지만, 올해는 정부가 강력한 방역 대책을 약속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처럼 AI가 확산돼 평창올림픽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AI가 발생하면 고속도로 등에 방역초소를 설치해 지나가는 차량에 소독약을 뿌리고, 일부 구역에서는 이동도 제한해야 한다.

올림픽 기간 중 80여개국 선수ㆍ임원ㆍ취재진 포함 4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AI 여파가 커질 경우 심각한 이미지 타격이 예상된다. 평창올림픽을 통한 내수진작만 바라보고 있는 유통업계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소비자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계란대란 등 지난해의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AI사태 발생 이후 계란 가격은 일부 소매점에서 한 판(일판란ㆍ특란)에 1만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폭등했다. 올해 1월말에는 8871원까지 올랐고, 7월말까지도 7000원 후반대 가격을 유지해 왔다. 가격이 빠지는 데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겹쳤기 때문이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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