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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광물자원에서 미래 찾는다 ③러시아]“4차 산업혁명, 광물자원이 핵심”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정윤희 기자]“세계적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는 산업혁명입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며 각광받는 광물산업은 희토류 물질의 개발이 될 것입니다.”

최근 세계적 경기 침체가 수년째 이어가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이 경제 도약의 ‘위기이자 기회’로 꼽히고 있다. 최첨단 기술이 전방위 산업에서 융합, 혁신을 일으키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4차 산업혁명 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자원 부국인 러시아는 희토류와 희유금속을 포함한 광물자원의 개발과 활용을 기반으로 이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S. 리트비녠코<사진> 러시아국립광산대학교 총장을 만났다. 


리트비녠코 총장은 푸틴 대통령의 친구이자 러시아연방 대통령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자원관련 정책 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 중 하나라는 후문이다. 실제 푸틴 대통령 역시 이곳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총장실에 들어서자 푸틴 대통령의 사진과 망치가 교차된 광산대학교 마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새로운 에너지 자원의 출현’과 크게 연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광물자원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석탄을 기피하는 에너지 정책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리트비녠코 총장은 “세계적으로 석탄 사용을 줄이려는 상황에서, 미래 에너지 자원은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해야 하며 무엇보다 저렴해야 한다”며 “지금 각광받는 풍력, 태양열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의 발전방식일 뿐 결코 석탄 등 주 에너지 자원을 대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전기자동차를 예로 들며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가 청정교통수단이라고 하지만, 전기차충전소에서 공급하는 전력 역시 여전히 광물자원 기반의 발전시설에서 공급받는 것”이라며 “모든 차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것은 세상을 유토피아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무조건적으로 석탄을 이용한 발전방식을 피할 것이 아니라, 신기술 개발을 통해 에너지사용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리트비녠코 총장은 또, 앞으로 각광받는 광물산업이 희토류, 희유금속 물질의 개발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희토류에 대한 공급부족이 일어나고, 앞으로 최첨단 기술이 산업에 도입될수록 희토류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희토류 사업은 중국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바람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천문학적인 수치에 달한 상태”라며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은 새로운 희토류 매장지를 개척해 불합리한 시장 상황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첨단기술산업과 수출이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의 경우, 희토류 확보의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할 필요도 없다”며 “한국은 리튬을 이용한 축전지 산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리튬의 매장지는 남아메리카 두 곳에 불과한 만큼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광물”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의 지속적인 교류, 협력도 제안하고 나섰다. 현재 광산대학교는 우리나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광물자원 연구 등에서 협력키로 한 상태다.

리트비녠코 총장은 “KIGAM과 학문적, 중금속, 해양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MOU를 맺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공동연구나 활동에 들어가지는 못했다”며 “KIGAM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 연구소 등과 인적자원 교류, 크고 작은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교류가 있어야 발전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광산대학교는 리튬 성분 추출에 관련된 기술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과 한국의 기업이 리튬 관련 연구의 적합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yuni@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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