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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혼자사는 청년 자살 위험 2.7배’가 주는 의미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젊은이들의 자살 가능성과 음주 흡연률이 높다는 서울아산병원의 연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1인 가구의 증가, 기대수명과 건강수명간 격차로 인한 장기간의 연명 등 한국사회에 나타나는 저출산고령화의 그늘을 미리 비춰주는 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혼자사는 젊은이들이 노년 1인 가구로 이어질 여지는 충분하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 교수 연구 결과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25~39세 성인 남녀 중 이혼, 별거, 사별한 경우를 제외한 3381명(남성 1209명, 여성 2172명)을 분석해 보니 이중 1인 가구 남성에서는 자살을 생각하는 위험이 가족과 함께 사는 남성에 비해 2.7배나 높게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경우다. 여성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여성은 흡연한다는 응답이 가족과 함께 사는 여성의 6.19배에 달했고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다는 답변도 2.67배로 유의미하게 높았다.흡연과 음주를 다 하는 여성 역시 6.88배에 달해 혼자 사는 경우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을 보유할 위험이 크다는 걸 보여준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2015년 ‘부부+자녀 가구’가 전체 가구의 32.3%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1인가구(27.2%), 부부가구(21.2%) 순서다. 하지만 불과 2년 뒤면 나홀로가구(29.1%) 비율이 가장 높아진다. 2045년엔 그 비중이 36.3%로 부부가구(21.2%), 부부+자녀가구(15.9%)를 압도한다.

혼술(홀로 술), 혼밥(홀로 밥) 등은 일상어가 됐다. 자유와 여유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건 외로움의 다른 의미일 수도 있다. 지난해 20, 30대의 고독사가 20%에 육박한 것도 그런 이유다.사회의 활력은 빠르게 둔화되고, 국가는 쇠퇴해 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들의 수명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2015년 출생자의 기대 수명은 82.1년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예측한 한국인의 건강수명(2015년 기준)은 73.2세에 불과하다. 10년 가까운 시간을 건강하지 못하게 연명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국내의 1인 가구 연구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상대적으로 젊은 1인 가구에 대한 연구는 미흡했다. 이제 젊은 나홀로 가구에 대한 공중보건학적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 그건 곧 장기적인 노인 대책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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