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약대형주 절반, 리포트 ‘가뭄에 콩’
신라젠·바이로메드 등 한·두건
코스피 리포트 수십개 대조적
전문가들 “투자 위험경고 신호”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안에 포진한 제약바이오주 가운데 절반은 증권사 분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 코스닥 시총 10위내 종목 가운에 제약바이오주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티슈진 등 7개에 달한다.

하지만 신라젠, 바이로메드, 코미팜 등 이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의 투자분석 보고서는 눈을 씻고 찾아야 한 두 건 발견할 수 있는 정도였다. 

전일 기준 이들의 시가총액은 신라젠 6조5171억원, 바이로메드 2조6807억원, 코미팜 2조2973억원으로, 각각 코스피의 한미약품(6조4525억원), 녹십자(2조6704억원), 현대백화점(2조407억원) 등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이들 세 종목에 대한 전체 증권사의 리포트는 신라젠에 대한 것, 단 2개에 그쳤다. 반면 위에 열거한 코스피 종목들의 리포트는 평균 수십개에 달했다.

범위를 6개월로 넓혀봐도 신라젠에 대해 분석을 진행한 증권사는 4곳에 그쳤으며, 그나마 가장 최근 발간된 9월 리포트는 사실과 동떨어진 내용을 담고 있었다. ‘신라젠과 병용요법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면역항암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는 내용의 분석보고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증권사측에 수정요청이 들어간 상태다.

바이로메드에 대해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는 최근 1년 동안 단 한 곳에 불과했으며, 코미팜에 대해서는 최근 5년 동안 리포트가 전무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증권사 연구원들은 해당 기업 분석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이같은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우려를 표했다. 리포트가 발간되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하나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 연구원들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있다는 표현보다는, 감수할 만한 실체가 없다는 게 맞다”며 “신라젠의 상반기 매출이 35억원, 영업손실이 270억원인데, 시가총액이 6조원을 넘는다. 기형적인 구조에서 애널리스트의 분석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00년 IT버블 때와 대상이 달라졌을 뿐 투자자들의 행태는 유사해 우려된다. 당시에도 IT 개별종목에 대한 리포트는 적었고, 업종 리포트는 ‘기-승-전-IT’였다. 지금은 ‘기-승-전-제약바이오’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특히 해당종목의 선전에 대해 “적정 주가에 대한 고민보다 지금이라도 분위기에 편승하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심리가 거래대금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이프라인 가치를 매기기 위해서는 한미약품처럼 기존에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경험이 있어 시장에서 인정하는 눈높이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나마 작년 한미약품 주가가 파이프라인 단 한개의 실패로 80만원대에서 30만원대로 폭락한 경험이 있다. 소수의 파이프라인에 기대고 있는 해당회사들은 이럴 경우 성과가 ‘제로’로 수렴할 리스크가 있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