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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수능 D-1 ①]“재수 없다! 18학번 화이팅!”…긴장과 설렘 뒤섞인 수능 전날
-올 응시생 59만 3527명, 시험 앞두고 출정식
-선생님들 “금요일에 웃으며 보자” 격려
-재학생들 사물놀이로 기운 북돋아

[헤럴드경제=원호연ㆍ김유진 기자]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각 학교에서는 수험생들에게 수험표를 배부하는 한편, 선생님과 후배들은 출정식을 열고 인생의 중요한 도전을 앞둔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응원의 한마디’를 건네며 건투를 빌었다.

올해 수능은 11월 16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0개 고사장에서 치러진다.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1만 2460명 줄어든 59만 3527명이다. 수험생들은 수능 예비소집일인 15일 오후 자신이 시험을 치르는 시험장을 찾아 시험을 치르게 될 시험장과 시험실의 정확한 위치를 미리 확인하게 된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고등학교의 수험생들은 선생님과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수능 결전의 각오를 다졌다. 수능 한파답게 갑자기 쌀쌀해진 아침 날씨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고3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열기만은 뜨거웠다. 

수능을 하루 앞둔 15일 수험생들이 수험표와 유의사항을 전달받기 위해 모인 각 학교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서울 용산고등학교 1,2학년 후배들이 응원 메세지가 담긴 현수막을 들고 결전의 날을 맞은 선배들의 길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수험생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아침일찍 교실에 들어섰다. 그러나 분위기는 여느 때와는 사뭇 달랐다. 긴장한 듯 굳은 얼굴을 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가운데에도 결의를 다지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몇몇 학생들은 초조함에 입술을 뜯기도 했다. 옆친구와 손장난을 치며 애써 불안감을 떨치는 학생의 모습은 1년동안 준비해 온 이들도 여전히 여린 ‘소년’임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8시 30분 경 담임 선생님이 교실문을 열자 교실 안은 순간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모든 수험생들의 눈빛은 담임 손에 들린 수험표와 유의사항이 적힌 유인물에 꽂혔다.

수험생들의 입이 다시 트인 것은 수험표를 받아들고 나서다. 제각기 자신이 시험을 볼 시험장을 확인하고 같은 곳에서 시험을 보는 친구들이 없는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김기윤(18) 군은 “엇 경복고다! 나 수험표 사진 웃기게 나왔다“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교실 한편에서는 “망했다. 동대문역사공원이 어디야”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후 수험생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수험표에 표시된 응시과목이 자신이 선택한 과목과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담임선생님이 하나하나 읽어주는 유의사항에 마치 공부를 하듯 형광펜으로 밑줄을 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선생님은 “마음 다급하면 국어영역 때 지장 있으니 사진이나 수험표를 놓고 왔더라도 집에 돌아가지 말고 제 시간에 들어가라”고 당부했다. 선생님은 “수정테이프는 개인적으로 챙기면 감독관에게 빌리는 것보다 마음이 좋을 것이고 지우개 좋은 것 챙겨야 시험지가 찢어지지 않는다“며 유의사항에 나오지 않은 ‘팁’도 제자들을 위해 하나하나 챙겼다.

이날 장행식의 선두는 풍물패가 맡았다. ‘장한 뜻을 품고 나서는 길을 배웅하는 의식’이란 뜻의 장행식은 수능 전날 각 학교에서 수험장을 향하는 수험생들에게 마지막 ‘기합’을 넣어주는 의식이다. 풍물패에서 꽹과리를 맡은 1학년 임창선(16) 군은 ”4월부터 매일 점심때 연습하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응원사를 맡은 황한우 선생님은 “길게보면 학창 생활 12년인데 고생많았고 이제 시험 잘 보고 마무리하고픈 마음과 아쉬움이 동시에 남겠지만 가슴 당당히 펴고 시험보고 금요일에 웃는 얼굴로 보자”며 ”오늘 잠이 안 올 수 있지만 눈 감고 있고 스마트폰은 잠 드는데 방해 되니 알람만 맞춰 두라“고 당부했다.

수험생 대표로 나선 정재훈(18) 군은 친구 김영한(18) 군에게 ”3년동안 고마웠고 꼭 함께 대학에 붙자“며 응원 메세지를 띄웠다. 2학년 11반 이정석(17) 군이 ”선배님들 수능 잘 보고 좋은 학교 가시고 이제 저희도 수능 1년 남은 게 실감이 나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하자 수험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재학생과 선생님들은 “내년에도 또 올래? 한방에 끝낼래?“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며 수험생들에게 ’재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9시 30분 경 수험생들이 당당한 걸음걸이로 교문을 나서자 이들은 “수능 만점! 멋있다! 잘 생겼다!”고 외치며 마지막 힘을 보탰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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