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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 홀릭①] 결국 터져버린 가상화폐 ‘블랙 선데이’
-1시간 30분 사이 시세 반토막...투자자들 소송 준비
-소송 모임에 5100여명 모여...형사고발도 준비 중
-제도권 밖 가상화폐, 보호장치 없어 투자 신중해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왜 하필 폭락하는 순간에 서버가 다운된 것인지, 처음도 아닌데 왜 조치가 없었는지 아직도 답은 없는데 광고는 벌써 거래액이 6조원을 돌파했다고 바뀌어 있더라고요. 그 광고를 보고 바로 소송에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8월부터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는 직장인 장모(35) 씨는 2000만원을 투자했지만, 현재 계좌에 남은 돈은 500만원이 채 안 된다. 투자 초기에는 하루에도 2~3배씩 오르는 가상화폐 시세에 기분이 좋았지만, 문제는 지난 12일 거래소 서버가 다운된 1시간 30분 동안 발생했다. 서버가 다운된 사이 시세는 반토막 났고, 얼마 전 벌어둔 돈을 모두 ‘비트코인캐시’에 투자했던 장 씨는 매도 시점을 놓쳐 큰 손해를 봤다. 장 씨는 “시세가 떨어지며 큰 손해를 보고 있었지만, 거래소가 먹통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사고 이후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도 없어 집단소송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 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지난 12일 서버 마비 사태를 일으키며 투자자들로부터 집단소송 위기에 처했다. 피해자 모임인 ‘빗썸 서버 다운 집단 소송 모임’ 카페에는 개설 사흘 만에 51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거래 중단 사태로 큰 손실을 봤다며 빗썸의 대응을 성토했다. 한 투자자는 “‘라면 값으로 투자할 수 있다’며 광고를 내세워놓고선, 정작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는 없었다”며 “일부는 서버 다운 시점에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의뢰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매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284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캐시’가 폭락하는 순간에 서버가 마비되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시가총액만 24조2100억원을 뛰어넘는 비트코인캐시는 지난 12일 오후 4시께 284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서버 마비 직후인 오후 5시30분께 167만원까지 폭락했다.

빗썸 관계자는 15일 “해당 날짜에만 24시간동안 6조5000억원 가량의 비트코인 캐시가 거래되며 트래픽이 폭주했다”며 “동시 접속자수가 평소보다 17배 이상 몰리며 서버 마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고객센터를 확대 운영해 피해자들의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며 “추가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투자자들에게 공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요일과 시간이 제한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화폐는 사실상 아무런 제한이 없다. 상한가와 하한가도 없기 때문에 하룻밤 사이 수천만원을 벌었다는 이른바 ’인증샷‘이 거래소 게시판에 올라오며 ‘광풍’으로까지 불리는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제한과 함께 보호장치도 사실상 없어 이번 서버 마비 사태에도 투자자들은 별다른 보호 조치를 받지 못했다. 정식 금융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당국의 규제도 받지 않고 민간 자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가상화폐 거래가 위험성이 크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트코인캐시도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가상화폐로 가격 변동성이 더 커 위험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가상화폐는 제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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