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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重 세대교체’의 의미는…오너 3세 정기선 경영 전면에
- 정기선 부사장 승진 함께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맡아, 경영 승계 신호탄
- 계열사 대표 대거 교체, 세대교체 본격화
- 권오갑 부회장 지주사 초대대표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
- 중공업은 강환구 단독 대표체제로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현대중공업이 오너가(家) 3세 경영을 본격화하며 경영진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35)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을 이끌어 온 최길선 회장은 자문으로, 권오갑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14일 사장단 및 자회사 대표 인사를 단행하며 정 전무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왼쪽부터) 권오갑 부회장, 강환구 사장, 정기선 상무

정 부사장은 2년만에 전무에서 승진, 작년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안광헌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게 된다.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 얼마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 경영대학원(MBA)을 마친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부장으로 복귀했다. 1년여 만인 2014년 10월 상무로, 2015년 11월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아버지인 정몽준 이사장은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현대중공업 상무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뒤 불과 32세의 나이에 사장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 전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단행된 정 전무의 승진은 경영권 승계를 염두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아직 지분 승계는 아니지만 이번 인사로 (정 전무의) 그룹 내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에도 막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실상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 사명을 ‘현대중공업지주’로 바꾸고 권오갑 부회장을 대표로 내정했다.

권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로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재무 및 사업재편, 대외 활동 등에 전념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기존 권오갑·강환구 각자 대표 체제에서 강환구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뀐다.

계열 자회사 대표도 대거 교체됐다. 그룹 전체적으로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시작한 셈이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에는 현대건설기계 강철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내정됐고, 현대E&T 새 대표에는 심왕보 상무, 현대중공업모스에는 정명림 전무가 각각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힘스 대표에는 현대중공업 오세광 상무가 내정됐다. 이들은 각 사의 주총을 거쳐 공식 선임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일감 부족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보다 적극적으로 돌파해 나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재편과 독립경영 체제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새 경영진이 2018년 사업목표 실천을 위해 구체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문역 위촉으로 사실상 현업에서 물러난 최길선 회장은 “회사가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후배들의 힘으로 충분히 현대중공업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용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이번 인사의 소감을 밝혔다.

1946년생인 최 회장은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약 40여 년간 조선소 현장을 지켜온 한국 조선업의 산증인이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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