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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담배 없이는 못산다?
마진 적지만 연관구매 효과 높아

“편의점은 담배 없으면 시체죠.”

서울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원모(34) 씨가 말했다. 그는 “편의점 3사중 하나인 A사의 1일 평균 매출(부가세 제외)는 160만원인데 그 중 40%가 담배”라며 “산술적으로 하루에 140갑을 파는 건데 전체 매출에서 담배 비중이 높으면 점주에게 떨어지는 돈은 얼마 안돼 월세 내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담배의 마진율은 일반상품(약 20~30%)에 비해 훨씬 낮은 7~10%에 불과하다. 하지만 편의점 상품 가운데 매출 규모(40~45%)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연관 구매 효과를 비롯해 집객 효과도 상당해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담배를 사러온 고객들이 다른 상품도 구매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 때문에 편의점 업계는 ‘담뱃가게’라는 오명에도, 쉽게 담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담배가 많이 팔릴수록 매출 증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마진율이 적기 때문에 다른 상품을 더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이다.

담배의 마진율이 낮은 것은 이른바 ‘담뱃세’ 때문이다. 물건 값에 포함된 세금이 원가보다 더 높다. 현재 4500원짜리 담배 1갑에서 유통 마진 및 출고가 1182(26.2%)를 빼면 세금이 3318원이다. 한 갑 가격의 73.7%가 세금이다.

담뱃값에 붙은 주요 세금을 살펴보면 담배소비세 1007원(22.3%), 지방교육세 443원(9.8%), 건강증진(담배)부담금 841원(18.6%), 개별소비세 594원(13.2%), 부가가치세(VAT 등) 433원(9.6%) 등이다. 지난 2015년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담뱃세’의 비중이 12%포인트나 올랐다.

일각에서는 담배에 의존한 매출 구조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평균적으로 담배를 판매하는 점포의 이익률은 25~30%에 불과하지만,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 점포의 이익률은 30~35%에 달한다. 담배 매출 증대로 일시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담배를 상쇄할 상품 군을 개발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58) 씨는 “편의점은 점주와 경영주가 마진을 나눠 갖는 구조”라며 “본사에서도 한 점포에서 담배 매출만 300만원 나오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포의 수익구조가 지나치게 담배에 쏠리게 되면 본사도 손해 볼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락, 샌드위치 등 가정간편식(HMR) 위주로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PB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른 상품군의 경쟁력을 높여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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