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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방위비 분담금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방한은 숱한 화제를 남기고 끝났다. 방문 전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도대체 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나라를 예우하는 듯 한 인상을 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박수를 22번이나 받을 정도로 대단한 명연설이었다. 우려했던 돌출발언은 전혀 없었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 같았지만, 우리가 정말 필요했던 첨단무기 대량구매 등을 언급하며 부드럽게 지나갔다. 일본과 비교하면 아주 의외의 모습이었다. 북핵 해결방안도 군사적 옵션이 아닌 평화적 해결이 목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그 외에 이번 방한의 메인이슈 중 하나가 방위비분담금 재협상이다. 방위비분담금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문제를 제기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전액 다 받을 것처럼 유세를 했다. 그로 인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방위비분담금 인상 압박이 거세질 거라는 우려가 많았다. 미군 2만8000여명이 한국에 주둔하는 비용은 연간 약 2조원이다. 2014년 개정된 협상에 의거해 우리는 약 46%인 9300억원 정도를 내년까지 부담하고, 2019년부터는 새로운 협상을 통해 비율을 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염두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방문지를 평택 주한미군기지로 유도했고, 총 12조원의 기지 건설 예산 중 무려 9조원 이상을 우리 정부가 부담했다는 내용을 넌지시 전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질세라 한국을 지키기 위한 기지에 자신들도 상당한 부담을 했다고 응수했다. 협상의 이견이 분명이 존재하는 부분이다.

많은 분들이 미국을 불쾌하게 하면 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국제정세를 군사적으로 분석해보면 전혀 다른 결론이 도출된다. 미ㆍ중 패권경쟁시대인 지금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공격하고 방어할 군사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직선거리 기준으로 서쪽으로 중국의 산둥반도, 북쪽으로 단둥까지 불과 400km 떨어진 곳에 세계최대의 군사기지를 보유하게 됐다는 것은 미국에게 엄청난 전략적 이익이다.

만약 한국에서 미군이 철수할 경우, 미군의 대중국 군사작전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100% 상륙작전을 통해 발해만으로 진입해야 한다. 미국에게 그런 규모의 상륙전단은 없다. 그런 상륙전단을 만들고 유지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상상할 수 없는 희생도 따른다. 한국이라는 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대륙 입구의 교두보가 있다면 미국은 상륙이 아닌 수송선을 통해 지상군을 대거 진입시킬 수 있다. 비용이나 효과에 있어서 한미동맹이 있고 없고는 미국에게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게 한다.

과거 미ㆍ소 패권경쟁시대에 별 볼일 없는 지정학적 위치인 관계로 미군철수를 당했던 대한민국이 아니다.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우리는 군사지정학적으로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 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렇게 변화한 국제정세와 우리의 상승한 입장을 잘 활용하고 당당한 협상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길 바란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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