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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황금빛내인생’ 새롭게 변주되는 흙수저 금수저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KBS 2TV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가 20회만에 무려 36%(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멀지않아 40%도 가능할 것같다. 휘몰아치는 폭풍전개에 시청자들도 숨죽여 볼 수밖에 없었다.

‘황금빛 내 인생’에는 크게 두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나는 금수저 흙수저론이고, 또 하나는 열심히 일을 하지만 무능한 아버지가 돼 있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 서태수(천호진) 이야기다.


금수저 흙수저론은 출생의 비밀과 얽혀있다. 통상 드라마속 출생의 비밀 코드는 가난한 주인공이 알고보니 재벌집 2~3세더라가 기본 공식이지만, ‘황금빛 내인생’은 이 익숙한 요소를 살짝 비튼다. 그것만으로 새로운 드라마가 됐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에 흔한 재벌과 신분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가 아니게 됐다.

처음에는 재벌가 출생의 비밀에 자식 바꿔치기까지 등장하면서 막장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를 질질 끌고가는 게 막장드라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상황을 초반에 다 던지고 그후의 전개가 주된 이야기다. 그래서 주말드라마중 가장 전개가 빠른 드라마다. 거의 매주 휘몰아친다고 한다.

해성그룹 회장의 잃어버린 딸인 최은석은 서지수(서은수)였지만, 양미정(김혜옥)이 거짓말로 자신의 친딸 서지안(신혜선)을 해성그룹 회장집에 입성시켰다. 한마디로 엄청난 사기극을 벌였다. 나쁜 엄마가 됐다. 왜냐고? 엄마 입장에서 볼때 ‘그 아이(자수)는 여기서 행복할 수 있는데, 그 아이(지안)는 여기서 행복할 수 없어’ 지안을 해성그룹에 보냈다. 엄마인 양미정 입장에서 두 아이는 모두 그녀가 사랑하는 자식이었다.


이제 이 사실을 양쪽 집안 사람들이 모두 알게됐다. 해성그룹-서씨집안 두 집안을 풍비박산 위기에 몰아넣었고, 갈 곳을 잃어버린 지안의 가시밭길 미래가 예고됐다. 지수도 뒤바뀐 출생의 비밀을 알고 충격과 배신감에 감정을 고조시켰다. 그토록 끈끈한 우애를 자랑했던 신혜선-서은수의 자매 관계까지 어긋나게 만들어버렸다. 앞으로는 지수 캐릭터가 어떻게 나갈지 궁금해진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제법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해성그룹의 딸이 된 지안은 해성어패럴 40주년 기념 이벤트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반면, 든든한 집안 배경으로 지안이 내정돼 있던 해성그룹 마케팅집 정규직 자리를 꿰찬 윤하정(백서이)은 무능하게 그려진다.

지안이 회사 업무를 잘 처리할 때마다 그 집 엄마인 해성그룹 총수의 장녀 노명희 대표(나영희)는 “내 딸이니까 잘 할 거라 믿었다. 그 피가 어디가냐고”라고 말하며 으레 핏줄 타령을 했다. 그런데 서지안은 그집 친딸이 아니다. 재벌가에 태어나지 않아도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진다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이제 서지안은 해성그룹에서 쫓겨났다. 아니 스스로 그 집을 나왔다. 앞으로 지안은 어떻게 해서 자신의 뜻을 관찰시켜 나갈 것인가. 단순히 노명희 대표 아들이자 해성그룹 후계자인 최도경(박시후)이 백마탄 왕자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도경은 지안을 연민으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사랑이 싹 텄지만, 지안을 결혼만으로 해성가(家)에 재입성하는 단순한 신데렐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같은 관점이라면 제과제빵기능사의 꿈을 키워가며 성실히 서민의 삶을 살고 있는 서지수가 해성그룹 친딸로 밝혀졌다고 해서 그저먹기로 잘되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현실이 여의치 않지만 그들(서지안과 서지수)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나가는 과정과 방식은 ‘황금빛 내 인생’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무려 30회나 남아있다.

물론 여기에는 노명희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안-도경의 로맨스도 나올 것이고, 또 하나의 스토리 축인 서태수(천호진) 이야기도 기대된다. 서태수는 평생 열심히 살아온 아버지인데, 한때 잘살았지만 지금은 무능한 아버지가 돼버렸다. 그에 그치지 않고 가족들이 모두 희생하는 삶을 살아왔다. 막내 아들은 대학에 가지 않고 취업을 해 돈을 모았고 큰 아들은 오랜기간 비혼주의자였다. 베트남을 상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태수는 어떻게든 상황을 원위치시키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의 천호진의 이야기는 이 시대 아버지의 이야기로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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