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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업계 ‘이대로만 같아라’…성장 돋보인 3분기
-상위 제약 10개사 3분기 실적 ‘맑음’
-유한, 3분기 만에 매출 1조 돌파
-동아ST, 영업이익 무려 850% 증가
-외형 확장보다 실속 위주 영업이 주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이번 3분기만 같아라”. 제약업계가 3분기 돋보인 실적 행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한 두 개 제약사만의 특이한 현상이 아닌 업계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보이며 ‘춘추전국’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외형 성장에만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실속있는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한 점이 좋은 결실을 이룬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유한, 3분기만에 누적 매출 1조=3분기 실적이 공개된 제약사 중 업계 1위 유한양행은 3분기 376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가 증가한 액수다. 영업이익은 21.1%가 증가한 193억원을, 순이익은 무려 229%나 증가한 15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유한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조785억원으로 업계 최초로 3분기만에 매출 1조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유한의 실적 호조는 외부 도입 신약과 자체 개발 개량 신약의 고른 성장에 따른 것이다. 특히 유한은 올 해 전문의약품에서만 매출 1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2위 녹십자 역시 3분기 매출은 356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 늘었다. 영업이익 420억원(21.3%), 당기순이익 284억원(24%)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녹십자의 3분기 누적 매출은 9616억원으로 올해도 매출 1조 달성을 일찌감치 예약한 상황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국내외 사업 호조와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며 “백신과 혈액제제 판매는 증가했고 판매관리비 비중은 감소한 것이 실적을 개선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미, 1년만에 재기 성공…종근당ㆍ동아도 실적은 ‘굿’=한미약품의 실적도 눈에 띈다. 한미의 3분기 매출은 2276억원으로 3.6% 증가에 그쳤지만 이익률이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은 278억원으로 102%, 순이익은 228억원으로 무려 262%나 증가했다.

특히 한미는 매출 중 자체 개발 제품 비중이 71.5%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도입 제품 등을 의미하는 상품 매출은 17.8%에 그쳤다. 지난 해 3분기 터진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미공개 정보 누출로 험난한 시간을 보냈던 한미는 1년 만에 재기에 성공한 모습이다.

대웅은 상위제약사 중 가장 많은 매출 증가를 보였다. 대웅은 3분기 2254억원으로 14%나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145억원)과 순이익(105억원) 모두 60%대 증가를 보였다.

종근당과 동아ST는 오너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종근당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2196억원, 영업이익은 6.7% 증가한 237억원, 당기순이익은 11.2% 증가한 165억원을 기록했다. 동아ST 역시 매출은 5.5% 증가한 1438억원, 영업이익은 850% 증가한 159억원, 당기순이익은 122.3% 증가한 111억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상위 10개 제약사 중 실적이 뒷걸음질 친 곳은 보령제약뿐이다. 보령은 3분기 매출 1201억원으로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77.7%나 감소한 15억원, 당기순이익은 37.9% 감소한 20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의 경우 신규로 도입한 품목의 판관비가 증가한 것이 이익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령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월 처방액이 50억원을 넘는 등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140% 증가…셀트리온 1조 육박 예상=3분기 실적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은 1275억원을 기록하며 일동제약(1279억원)을 턱 밑까지 쫓아왔다. 3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4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5억원으로 지난 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이 됐고 순이익도 적자가 지속됐지만 적자 금액을 점차 줄여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 실적이 업계 5위권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3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또 다른 바이오기업 셀트리온 역시 고성장을 한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셀트리온의 올 해 매출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며 셀트리온의 해외 유통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매출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진출에 성공하고 있는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늘어나며 국내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바이오시밀러 대표 업체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실적은 국내 제약사 순위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 성장보다 실속 영업에 집중=3분기 제약업계 호실적의 이유로는 실속있었던 영업 활동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는 막대한 투자비와 장시간의 임상시험 과정이 필요한 신약 개발에만 집중할 수 없다. 성공 확률이 낮은 신약 개발에만 올인하다 개발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기업의 존폐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약사는 후보물질 탐색, 임상시험 진행 등의 과정에서 적절한 파트너를 찾는 것과 동시에 당장 현금화에 도움이 되는 의약품을 개발하거나 도입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또 김영란법 이후 자연스럽게 줄어든 판매관리비를 영업 활동과 연구 개발에 적절히 배분하며 실속있는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어려워진 제약 환경이지만 기업들은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고 필요한 부분에 적절히 투자하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4분기까지 이어진다면 올 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제약사 수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2017년 3분기 상위 제약사 실적 현황>

제약사명 매출액 증감률 영업이익 증감률 순이익 증감률

유한양행 3766 4.7 193 21.1 152 228.9

녹십자 3561 8.7 420 21.3 284 24

한미약품 2276 3.6 278 102.2 228 261.9

대웅제약 2254 14 145 62 105 67.4

종근당 2196 7.3 237 6.7 165 11.2

동아ST 1438 5.5 159 849 111 122.3

JW중외제약 1333 12 58 34.6 56 흑자 전환

일동제약 1279 62 107 146 77 100

삼성바이오로직스 1275 141.5 205 흑자 전환 317 적자 지속

보령제약 1201 2.4 15 -77.7 20 -37.9

(단위: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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