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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 차기행장 ‘입김’ 전쟁…과점주주 vs 정부
추천위, 주주대표 사외이사 손에
정부, 예보지분ㆍ영향력서 ‘우위’
분란원인 한일ㆍ상업 균형도 변수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우리은행 차기 행장 인선을 두고 과점주주들과 정부가 복잡한 방정식을 짜게 됐다.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되는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우선 내부 인사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들은 과점주주들이 내세운 주주대표들이다.

한 사외이사는 지난 2일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같은 당면 과제가 많아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실력있는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최근 전ㆍ현직 관료들이 부각되는 분위기와 채용비리에 대한 현직 임원들의 책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외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채용 비리 문제만큼 이들의 근로 의욕을 꺾는 일도 없다”고 질타할 정도로 채용비리 문제는 부각된 상황이다.

내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외부 인사가 행장으로 낙점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아직 정부 산하 예금보험공사가 18.5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정부 측 입김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려운 구조다.

행추위를 장악하고 있는 과점주주들도 모두가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처지여서 간접적인 영향권 아래에 놓여있다. 과점주주는 IMM PE(6.0%), 한국투자증권(4.0%), 동양생명(4.0%), 키움증권(4.0%), 한화생명(4.0%), 미래에셋 자산운용(3.7%), 유진자산운용(4.0%) 등이다.

더군다나 최근 전ㆍ현직 관료들이 잇따라 금융기관 수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손해보험협회장에 선출됐고,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자리에 홍재형 전 부총리가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양천식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생명보헙협회장 자리에 거론되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 회장이 아닌 은행장 자리인만큼 관료출신이나 비은행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직이 아닌 전직 임원들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하지만 전직임원 가운데 선임하려해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간 갈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왔지만, 이광구 행장이 그같은 관례를 깨뜨렸다. 순번상으로는 한일은행 출신 차례다. 지난 1월 이 행장과 은행장 경쟁을 벌였던 후보는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 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이다. 두 사람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다.

한편 이 행장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행장은 사임의사를 밝혔지만 행내 유일한 사내이사이며 대표이사다. 동시에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이기도 하다. 업무수행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닌만큼 차기 행장이 선출되기 전까지는 현직위를 유지한다. 공식ㆍ비공식으로 후임자를 천거할 수 있는 위치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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