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원유가 상승 시동에…정유업계 ‘안갯속’
- 북해산브렌트유 31일 61.37달러 거래 마감
- 정유업계 “유가상승만으로 4분기 실적 예측하긴 어렵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더할 나위 없이 흐뭇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4분기 실적은 안갯속이다.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저유가 기조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런던선물거래소에서 12월분 북해산브렌트유는 전일대비 47센트 (0.8%) 오른 61.3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년여 만에 60달러선을 돌파한 30일에 이어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4.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달 들어서만 5.2% 상승세를 기록했다. 국내 기준유가로 적용되는 두바이유도 30일 기준 58.33달러로 60달러선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유가상승 원인으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이 내년 3월까지로 약속한 감산합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꼽힌다. 

감산합의 이행으로 OPEC의 10월 산유량은 전달 대비 하루평균 8만 배럴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정유사 관계자는 “실제로 가격에 변동이 생길만큼 큰 감산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면서 “그보다는 감산합의가 재연장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공급이 계속 줄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현재 원유가격 상승의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유업계는 일단 유가상승에 부담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4분기 실적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기름값이 올라가면 소비를 줄이고, 기름값이 쌀 때 소비를 늘리는 패턴이 있어 단순히 ‘플러스 마이너스’를 예측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유가가 오르면 생산 비용이 덩달아 높아져 이익율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소비자에게 얼마나 더 팔았는지보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이익이 발생하는지가 정유사 실적에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유사 실적은 매출보단 영업이익에 무게를 둔다. 이미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해당 분기 영업이익이 오른 원인으로 정제마진 상승을 꼽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 추이가 계속된다면 3분기보다 4분기 정제마진이 떨어질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월별 정제마진은 올해 1월 배럴당 6.9달러로 시작해 9월에 배럴당 9.0까지 올랐다가 10월 7.3달러로 기세가 다소 꺾였다.

정유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재고평가이익이다. 유가 상승이 일어나면 원유를 수입할 때 가격보다 보유한 원유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 역시 분기별로 단기간 영향은 있지만 장기간으로 보면 손익이 0에 수렴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에쓰오일의 2017년 2분기 재고평가는 약 500억원 손해, 3분기에는 약 300억원 이익을 봐 큰 영향은 아니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유가상승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도 있다. 원유가격이 오를수록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 유가를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 원자재연구팀은 지난 8월 셰일가스와 산유국의 지정학적 변화 등을 요인으로 들며 2022년까지 유가 전망치를 40~60달러 선으로 발표한 바 있다.

jin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