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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은 세계 건선의 날 ①]“죽을 병 아니라고요? 삶의 질은 최악이랍니다”
-10월 29일 세계 건선의 날
-환자 삶에 대한 만족도 42점에 불과
-외부시선 두려움으로 우울감 높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대중 목욕탕 한 번 가보는 게 소원이에요. 사람들이 제 몸을 볼 때마다 수근거리는 것 같아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어요.”, “군대에 있을 때 처음 건선이 발병했는데 제대하고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면 그 때마다 떨어졌어요. 아직도 직장을 못 구했어요.”

건선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피부에 병변이 나타나는 특성으로 인해 환자들이 느끼는 삶의 질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선은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3%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환자 수는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6년 16만 8862명으로 집계됐다.

[설명=건선 환자들의 건선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대한건선협회 환우 단체 선이나라(회장 김성기)는 10월 29일 ‘세계 건선의 날’을 맞아 중등도 및 중증의 건선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건선 환자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치료 기대치 및 효과’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건선 환자의 삶의 만족도 점수는 100점 만점에 42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선 발병 이후 삶의 만족도를 0점이라고 평가한 환자가 전체 응답자 중 14%에 달해 건선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중증 건선 환자들에게 가장 큰 불편함을 주는 것은 통증, 인설(각질), 가려움, 변색된 피부로 인한 신체적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꼭 치료되길 바라는 건선의 신체적 증상으로 가장 많은 환자들이 피부 변색, 얼룩덜룩한 피부, 붉은 반점(42%) 같은 피부 병변을 꼽았다.

피부 병변으로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해당 증상으로 영향을 크게 받고 있었다. 피부 변색, 얼룩덜룩한 피부, 붉은 반점이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줄어든다고 답변한 환자는 82%에 달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돼 만남이나 외출을 자제한다(73%), 변색된 부위를 보며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느낀다(57%), 이성 관계나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48%)가 그 뒤를 이었다.

김성기 대한건선협회 선이나라 회장은 “과거 한 조사에 따르면 암 환자의 삶의 만족도는 49점, 당뇨병 환자는 52점으로 나온 적이 있는데 중증 건선 환자들의 삶의 만족도는 이보다도 낮은 편”이라며 “외부로 드러나는 피부 병변은 결국 우울, 대인기피 등의 심리적 고통이나 사회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건선에 대한 사회적 오해와 편견이 환자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등도 및 중증 환자들 중 54%는 피부 병변의 90% 이상 면적이 깨끗해져야 만족할 만한 치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현재 치료 만족도는 환자들의 목표와 기대를 따라잡지 못했다. 현재까지 받아본 치료가 피부 증상을 개선하는데 얼마나 효과적이었냐는 질문에 환자들은 치료 효과를 5점 만점에 평균 2.4점으로 평가해 더 나은 치료 환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은 피부 병변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데 대표적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있다. 중증 건선 환자는 높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불안증의 위험이 높으며 이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져 자살 위험도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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