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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현금 잘 안쓰는데…” 늘어나는 신권발행 왜?
5만원권 발행 13.4조…매년 급증
회수율 49.9%…타권종 절반수준


현금 사용이 크게 줄었는데도 신권 발행은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 발행이 매년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연도별 신권 발행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신권은 총 15조1000억원으로 전년의 발행 규모 14조5000억원보다 6000억원이나 늘었다.

신권 발행 규모는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증가세다. 2013년에는 9조원이었던 것이 다음해인 2014년에는 12조7000억원, 2015년 14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5만원권의 인기에 힘입었다 볼 수 있다. 1만원권과 5000원권, 1000원권의 발행 규모는 2013년부터 변화가 없다. 1만원권은 2013년부터 매년 1조1000억원이 발행됐다. 5000원권과 1000원권의 발행 규모는 3000억원씩으로, 2013년부터 동일한 수준이었다.

신권 발행 규모를 늘린 것은 5만원권 뿐이다. 2013년 7조4000억원이었던 5만원권 발행 규모는 2014년 11조원으로 크게 늘더니 2015년에는 12조8000억원, 지난해에는 13조4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신권 발행에서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기준으로 88.7%나 됐다.

정작 현금을 쓰는 비율은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신권 발행 현황은 화폐 유통의 흐름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의 현금사용률은 26.0%로, 신용카드 사용률(50.6%)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체크카드나 직불카드 사용률(15.6%)까지 비교한다면 현금사용률은 카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쓰는 사람도 없는데 5만원권은 매년 발행이 늘 뿐 아니라, 돌아오지 않고 있다. 발행 지폐의 권종별 회수율을 보면 5만원권이 가장 낮다. 지난해 5만원권의 회수율은 49.9%로, 1만원권 회수율(107.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찍어낸 양의 절반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 2015년에도 5만원권 회수율은 40.1%에 그쳤다. 같은해 1만원권 회수율은 105%, 5000원권은 86.1%, 1000원권은 87.4%였다. 5만원권 회수율이 타 권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는 결국 5만원권이 지하경제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만원권 발행은 많고 유통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고액권이 (현금을) 숨기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얘기”라며 “지난해에도 지적했는데 추세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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