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핵 협상불가 주장할듯…북 대외 선전활동 일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핵 비확산회의’ 참가 일정을 마친 최선희<사진>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2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에서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강연한다. 최 국장은 앞서 열린 비확산회의에서 “현재의 한반도 위기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 미국과 문제를 풀기 전에는 북한이 6자회담 등의 다자회담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특강도 ‘핵포기 협상 불가’란 북한의 입장을 대외에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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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등이 졸업한 곳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측은 최 국장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초청하는 형식으로 특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의 특강은 공개강의 형식으로 예상됐으나 참석 희망자가 많아 학교 승인대상 학생들만으로 비공개로 이뤄진다고 학교측 관계자가 전했다. 최 국장은 23일 오전 약 1시간 30분 동안 국제관계학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다.이를 위해 최 국장은 현지시간으로 22일 오후 고속열차로 모스크바를 출발해 당일 저녁 8시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강에서 한반도 위기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모스크바 핵 비확산회의 참석에 이어 약 650km나 떨어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일부러 찾아가 대학 강연까지 하는 것은,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잇따른 제재를 받는 북한의 외교적 고립 상황을 타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미국 등의 대북 군사 압박과 제재에 반대하며 북한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최 국장은 20일부터 이틀 동안 모스크바에서 열린 핵비확산회의에서 ‘동북아 안보’와 ‘한반도 긴장완화’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핵을 대상으로 한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또 “군사훈련과 제재 압박 등으로 조선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6자회담 등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최 국장은 “국가 주권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은 핵 보유뿐이고 우리는 이라크, 리비아 등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제재를 통한 압살 정책에 맞서기 위해선 핵 보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또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우리와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올바른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핵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가 ‘화염과 분노’, ‘폭풍 전 고요’, ‘완전 파괴’ 등의 미친 발언을 하는 데 우리는 겁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22일 오전 묵고 있던 호텔을 떠나면서 호텔 앞에 머물던 일부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회담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북핵 협상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원하지만, 대화의 전제가 바로 서 있어야 하고 조건이 없어야 하며 (협상하는) 국가들 사이에 평등한 입장에서 대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회의 기간에 남북 접촉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이야기할 무슨 특별한 의제도 없었고 또 지금은 그러한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시험과 관련해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여러 가지 로켓 발사는 우리 최고 지도부에서 결심하시는 시기에 진행될 것”이라며, 언제든 발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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