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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란의 역습 ②] 국감서 밝혀진 정부의 부실한 계란대응…다가올 AI는 어쩌나
-aT, 美계란 통관늦어져 헐값판매
-살충제 계란도 80%는 식탁서 소비돼
-겨울 AI 다가오는데 소비자들 “못믿겠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올해초와 중순, 한국을 덮친 ‘종합적인’ 계란파동의 이면에는 관련당국의 부실한 계란관리가 존재했다. 특히 관계당국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이어진 뒤에도 부실한 계란 관리를 진행한 것으로 2017 국정감사 기간 확인됐다.

소비자들은 다시 한번 두려움에 떨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국내를 찾아왔던 AI여파가 올해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계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aT가 올해 1월 미국에서 수입한 계란 70만개(41.5톤)는 1월 19일 포장된 후 24일 인천공항에 도착됐지만, 통관지연과 공매 유찰 등으로 2월 22일이 돼서야 판매가 진행됐다.

이에 미국 계란 상당수는 헐값에 시중에 유통됐다. 11개 업소에 판매가 됐는데 매입가는 2억941만원이었지만 40% 수준인 8000만원에 시중에 유통됐다.

미국에서는 계란의 유통기한을 최장 60일로 잡지만, 국내 계란은 30일을 주된 유통기한으로 산정한다. 국내에 들어온 미국계란은 통관지연과 유찰이 이어지면서 30일안에 유통이 이뤄지지 못했고, 가격은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비싼 돈을 주고 수입된 계란이 헐값에 판매되면서 그만큼 국익에 손실을 입었다.

이에 김 의원은 “aT와 농식품부의 땜질식 정책으로 국내 계란 수급이 더욱 혼란을 겪었고 운송비 지원에만 10억원 이상의 혈세가 낭비됐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계란 수급 전반에 대한 근본적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정부당국의 계란문제에 대한 부실한 대응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살충제가 든 계란의 80%가 국민들의 식탁에서 소비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열린 식약처 국감에서 “지난 8월 살충제 계란이 나온 부적합 농장 55곳의 계란 판매량이 총 4326만개지만 회수된 게 압류ㆍ반품을 합쳐 830만개(19.2%)에 불과하다“고 했다. 나머지 계란은 식탁 위에 오르고 빵ㆍ케이크를 만드는 데 쓰인 것이다. 남 의원은 “식품 안전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과 친환경 인증제에 구멍이 뚫렸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약처가 ‘반쪽 검사’로 계란 안전을 발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 의원은 “독성 물질인 피프로닐 검사를 할때 국제 기준대로 원래 물질 뿐 아니라 그 물질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변하는 대사 산물을 합해야 하는데 원물질 수치만 측정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류영진 식약처장은 “안전성 평가 후 내부 점검 과정에서 시험법에 빠진 게 있다는 걸 발견했다”면서 “농림축산식품부에도 알린 뒤 앞으로 강화된 검사법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항변했다.

올해를 뒤집어 놨던 계란 공포는 현재 소강상태에 이르렀지만, 올해 연말 다시 AI 여파가 닥쳐올지도 모르는 상황속에서 이같은 정부의 부실한 모습 노출은 소비자들에게는 불안감을 촉발하는 소재가 된다. 현재 일선 유통매장에서는 계란 소비가 크게 급감하고 있는 모양새다.
방역에 나선 정부당국 직원 모습. [헤럴드경제DB]

식약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안전관리에 만전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김영록 장관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상황 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경기도 안성에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거점소독시설과 철새도래지인 안성천을 방문했다.

또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AI 심각 단계에 준하는 특별방역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철새로 인한 AI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매일 광역방제기를 총동원해 철저한 소독을 해줄 것을 지시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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