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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간의 날 ①]C형간염 환자 80% ‘감염 사실 몰라’…국가검진 포함 필요
-30만명 추산 C형간염 환자 중 치료 받은 환자 20% 불과
-간질환 전문의 99% “C형간염 국가 건강검진 포함 필요”
-C형간염은 예방 백신은 없지만 치료제로 완치 가능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간경변과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는 간염 환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의 간염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다나의원 집단감염에 이어 몇 차례 집단감염 사태가 이어졌던 C형간염은 환자 80%가 자신이 감염됐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었다.

10월 20일 ‘간의 날’을 맞아 대한간학회는 간 질환 전문 의료인 119명으로 대상으로 ‘C형간염 국가 건강검진 포함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의료인 99%가 C형간염을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학회는 일반인의 C형간염에 대한 낮은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다보니 조기 진단이 어렵고 만성화가 될 때까지 발견이 어렵다는 것이다.

학회와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지난 4~5월 전국 6개 도시 20세 이상 남녀 건강검진 수검자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형간염을 간암의 발생 원인으로 알고 있는 응답자는 27%뿐이었다. 또 C형간염은 치료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인데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인 56%는 이를 모르고 있었다.

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C형간염은 간암 및 간경변의 주요 원인인데도 불구하고 대국민 인지도가 아직도 낮은 수준”이라며 “진단과 치료 활성화를 위해 C형간염 검사의 국가 건강검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C형간염 환자임에도 그 사실을 몰라 치료가 되지 않는 비율이 80%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C형간염 관리대책’에 따르면 2012~2014년 ‘국민 건강 영양 조사’를 통해 파악된 국내 C형간염 환자는 약 3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치료를 받은 환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한 4만5000~7만명 뿐이었다. 약 80%에 해당하는 23~25만5000명의 국민들은 C형간염에 감염된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C형간염은 A, B형간염과 달리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심해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진 않았다. 하지만 현재 나와있는 치료제 효능이 좋아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경구제가 개발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30년까지 C형간염을 퇴치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국내에서 C형간염 치료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올 해 1년 동안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C형간염 선별검사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시범사업은 홍보 부족으로 C형간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또 지난 6월부터 C형간염을 ‘3군 감염병’으로 지정해 전수감시 체계로 전환해 C형간염 환자 수 파악에 나섰지만 감염 확진자에 대한 진료 안내 시스템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미국에선 유병률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C형간염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은 C형간염의 인식을 높이고 치료 비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사업을 주문하고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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