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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화한 ‘보험사기’…바퀴만 흠집내 보험금 타낸 일당
-경찰, 동네 선ㆍ후배 84명 무더기 검거
-의심 피하려 보험처리 후 경찰에 신고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국산차에 값비싼 일제 바퀴를 달아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낸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동네 선ㆍ후배 사이로 만나 범행에 가담한 사람만 84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구로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주범 A(23) 씨와 B(29) 씨를 구속하고 공범 82명을 불구속 입건해 사건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서남부 일대를 중심으로 61회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 3억5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고 국산 세단에 값비싼 일본제 바퀴를 장착해 바퀴만 다른 차량에 부딪치는 방법으로 사고를 냈다. 이들은 차량이 정체돼 고의로 사고를 내기 쉽고 운전자들이 바쁜 아침 출근 시간대를 노려 차선을 변경하려는 차량을 주로 노렸다. 피해자들은 사고가 났지만, 출근에 쫓겨 대부분 일당의 요구를 들어줬다.

이들은 한쪽 바퀴에만 흠집을 내고 전체 바퀴를 바꾸는 수법으로 회당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40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아냈다. 보험회사와 경찰이 보험사기를 의심할까 보험처리 후 실제 경찰에 교통사고를 신고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러나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수사로 일당의 범행도 꼬리를 잡혔다. A 씨는 보험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는 도중에도 같은 방식으로 보험사기를 계속해 그동안 1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챙겨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일당은 대부분 동네에서 만난 선ㆍ후배 사이로 가로챈 보험금은 유흥업소를 다니는 등 모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바쁜 출근길에 피해자들이 쉽게 합의를 해준다는 점을 노린 범행”이라며 “사고가 났더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osyoo@herladcorp.com



<사진>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일당의 범행 장면[사진=구로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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