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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중심가 ‘서면’, 키덜트족 새로운 성지로 부상
마니아ㆍ여성층 공략 위해 피규어ㆍ캐릭터 강화
롯데百 부산본점, ‘마블ㆍ레고ㆍ건담’ 잇따라 개장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직장인 이모씨(39세)는 휴일에 가족과 백화점 매장을 다니며 쇼핑하는 것을 꺼렸지만 요즘은 백화점 쇼핑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피규어 매장들이 대거 개장했기 때문. 이씨는 “쇼핑이 마냥 귀찮았는데 어릴적부터 꼭 사고 싶었던 피규어도 큰 맘먹고 사고 아이들과도 함께 만들며 즐길 수 있는 완구매장까지 다양해 백화점이 놀이터가 된 것처럼 다음 쇼핑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성인들의 장난감 놀이터로 불리는 ‘키덜트’ 시장의 성장세가 놀랍다. 키덜트는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어린 시절 즐기던 장난감과 만화 등에 열광하며 이런 제품을 다시 찾는 어른들을 일컫는 신조어.

[사진설명=왼쪽부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9층, 6층, 4층에 각각 오픈한 마블 컬렉션 엔터식스, 레고스토어, 건담베이스 매장.]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000억원대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키덜트 시장이 연간 1조원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부산지역 유통가도 분주해졌다. 키덜트족을 겨냥해 피규어를 비롯해, 완구, 캐릭터상품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

부산의 핫 플레이스인 ‘서면’은 최근 피규어와 캐릭터 마니아들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는 지난 8월, 9층에 마블 컬렉션 키덜트 스토어 샵인 ‘마블 컬렉션 엔터식스’가 영업면적이 529㎡이나 되는 대규모 매장으로 개장했다. 마블 캐릭터 피규어를 비롯해, 총 2000여가지의 아이템들이 마블 덕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오픈 2개월 동안 구매 고객이 월평균 2000여명이나 될 만큼 고객이 몰리고 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레고와 건담 매장도 지난달 8일과 16일, 6층과 4층에 개장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레고그룹의 가이드에 따라 디자인 된 ‘레고스토어’로 자신이 원하는 브릭(brick)과 미니 피겨를 개별로 구입할 수 있는 매장이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개장 행사로 역대 최대 크기, 부품수만 7500개에 달하는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한정판을 사기 위해 100여명의 마니아들이 몰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건담 프라모델을 판매하는 ‘건담베이스’ 매장은 개장일 오후 3시까지 입장 대기 줄이 이어졌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틀 만에 1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키덜트 고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업2본부 정호경 홍보팀장은 “키덜트 시장의 성장 배경은 어린 시절 향수나 추억 때문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도 변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며, “30~40대의 경제력이 늘어난 것과 함께 자신의 삶을 중요시하는 욜로족, 1인 가구 증가 등 생활 환경이 바뀌면서 자신이 하고 싶고, 사고 싶은 제품에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규어나 완구가 남성 키덜트족을 위한 상품이라면, 여성 고객을 위한 캐릭터 관련 브랜드도 대폭 강화했다.

7개의 귀여운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인형과 휴대전화 케이스, 문구, 생황용품 등 생활아이템을 판매하는 7층 ‘카카오 프렌즈’ 매장 확대와 함께 캐릭터 디저트 카페 ‘캐릭터x에비츄’, 9층에는 라인 프렌즈 스토어까지 오픈해 캐릭터 상품에 관심이 많은 여심을 공략하고 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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