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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한증' 떨친 중국 축구, 이제는 한국의 공포 대상?

By Kim Min-joo

Published : Oct. 18, 2017 -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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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성장한 중국 축구가 공한증(恐韓症)을 완전히 떨쳐내고 한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중국은 최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10월 랭킹에서 한국에 '굴욕'을 안겼다. 한국이 종전 51위에서 62위로 11계단 추락한 반면 중국은 종전 62위에서 57위로 5계단 상승하면서 한국을 추월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한 한국이 본선행이 좌절된 중국에 FIFA 순위에서 뒤진 건 랭킹 산정이 시작된 1993년 8월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이제 중국도 한국 축구로서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가 된 것이다.

아시아 축구 맹주를 자처하던 한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변방국 신세였던 중국에 확실한 우위를 지켜왔다.

FIFA 랭킹이 처음 도입된 1993년 당시 한국은 41위, 중국은 55위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프랑스 월드컵이 열린 1998년 FIFA 랭킹 17위로 최고점을 찍었고,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쾌거를 달성했던 2002년 20위를 포함해 2005년까지 20위권에 머물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중국은 1999년 88위로 추락하더니 2008년에는 100위로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이 중국의 '천적'으로 군림했다.

한국은 1978년 12월 17일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 본선에서 차범근의 결승 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한 이후 2008년 2월 17일 동아시아선수권 3-2 승리까지 27경기 연속 무패(16승 11무) 행진을 벌였다.

중국에 한국 축구를 두려워하는 공한증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천적'으로 군림하던 한국은 2010년 2월 10일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에 0-3으로 패하면서 무패 행진이 중단됐다. 32년 만의 첫 패배였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반면 한국은 승리 공식을 잊으면서 '역전 상황'이 발생했다.

중국은 작년 10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전력이 급상승 기류를 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리피 감독이 이끈 중국은 급기야 올해 3월 23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홈경기에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지휘한 한국에 뼈아픈 0-1 패배를 안겼다.

한국으로선 '창사 참사'로 기록될 만큼 충격이었고,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로 이어지는 하향 곡선을 그렸다.

중국의 FIFA 랭킹 변화는 최근 달라진 위상을 그대로 대변한다.

중국은 올해 8월 77위에서 9월 62위로 도약하더니 10월 57위로 점프했다.

반면 신태용 감독이 6월 사령탑으로 취임한 한국은 월드컵 2경기 연속 '무득점-무승부' 부진과 두 차례 평가전 참패 속에 6월 43위에서 8월 49위에 이어 10월 62위로 급전직하했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 탓에 팬들의 질타를 받으며 벼랑 끝에 몰린 신태용호는 오는 12월 동아시안컵에서 중국과 외나무다리 대결을 벌인다.

12월 9일 중국과 1차전에 이어 같은 달 12일 북한, 16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는 것.

FIFA 랭킹에서 추월당한 중국과 정면 대결에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는다면 등을 돌린 축구팬들의 비난 목소리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중국과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는 18승 12무 2패로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전 기회가 필요한 신태용 감독이 11월 두 차례 국내 평가전에 이어 동아시안컵 중국전과 남북대결, 숙명의 한일전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