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폭로했다. 이 이사장은 세월호 특조위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추천으로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2월 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석달만에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되면서 ‘보은 인사’ 논란이 일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12월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특조위 부위원장 시절 7시간 행적을 조사하려고 하자 정부와 청와대 측이 펄펄 뛰었다’고 언급한 이 이사장의 발언을 집요하게 캐물었다.
이 이사장은 ‘펄펄 뛴 사람’에 대해 “청와대 관련 수석이고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회피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인 백 의원의 거듭된 추궁에 “당시 정무수석과 정책(조정)수석이었다”고 토로했다. 당시 정무수석은 현기환 전 의원, 정책조정수석은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다.
백 의원이 ‘두 수석이 특조위에서 세월호 7시간을 조사하려고 하니 절대 안 된다는 식으로 펄펄 뛴 것이냐’고 재차 확인하자, 이 이사장은 “제가 느끼기에 (그렇다)”, “(조사하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 “해수부 관계자도 그랬다”고 줄줄이 실토했다. 이 이사장은 ‘해양수산부 장관과 차관도 7시간을 막으라고 했느냐’고 확인하자 “제가 듣기에는 반대하는 취지였다”고 답했다.
이 이사장은 ‘청와대와 해수부가 박 전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특조위가 조사하지 못하게 지시를 내린 것이냐’는 백 의원의 질문에 “그런 측면이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가 반대한 이유에 대해선 “그때도 뭔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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