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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잇단 중재…北, 거절 또 거절
남북고위급·의회 대화 무산에도
모스크바 비확산회의 관심집중

정부가 오는 19~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비확산회의에 북핵담당 국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의 남북 고위급 대화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계소식에 밝은 소식통은 17일 “러시아가 최근 북미 간 접촉뿐만 아니라 남북 간 대화를 중재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의 중재에 북측은 남측과 대화할 이유가 없다며 계속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오는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와 셍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의회연맹을 계기로 북측에 남측과의 고위급ㆍ의회차원의 대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북측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을 따르는 세력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16일(현지시간) 북측에 남북 의원단 대화를 제안했다가 이를 거절당했다고 러시아매체 RIA에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서의 남북 간 접촉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남북 접촉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회의장 이동이나 식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접촉하거나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청와대에서 북핵 담당 국장의 파견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 차원에서도 파견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비확산회의는 러시아의 민간기관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가 주최하는 1.5트랙(반관반민) 회의로, 외교부가 국장급 당국자를 파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최 국장뿐만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핵 협상에 관여한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차관과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ㆍ군축담당 특보가 비확산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국장급 당국자 파견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소식통은 “사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의 모스크바 비확산회의 참석은 러시아에서도 기대하지 못했던 것”이었다며 “기대이상의 참석자를 확보하면서 우리 정부 측에 당국자 파견을 적극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는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직접 참가했지만, NEACD에는 통상 남북과 미ㆍ중ㆍ일ㆍ러 등 6자회담 차석대표들이 파견됐다. 이번 NEACD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도발에 미국이 당국자 급을 높이면서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및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참석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NEACD에서의 남북 접촉은 북측 당국자가 불참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문재연 기자/mu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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