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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의 이유있는 뚝심…‘차이나 인사이더’ 이어간다
- 중한석화 최근 대규모 증설 투자 결정
-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 전략으로 사드 배치 갈등 극복
- SK그룹 올해만 중국에 3조원 투자 결정…타 기업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이 합작 설립한 중한석화가 최근 생산량을 기존 대비 약 40% 늘리기 위한 7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인한 통상마찰을 극복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략의 핵심은 중국에서 번 수익을 현지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Insider)가 되겠다는 복안이다. 내부자로서 중국 시장 내 입지를 구축,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최 회장의 청사진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중한석화는 자체적으로 창출한 이익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기존 대비 40% 늘리기로 했다. 증설로 중한석화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에틸렌 110만톤, 폴리에틸렌 90만톤, 폴리프로필렌 70만톤 등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기존 대비 생산량이 80만톤 증가한 연간 총 300만톤의 생산 규모다. 규모 면에서 동북아 지역 내 상위 5위권 수준이다. 증설은 공정개선(Revamp)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규로 공장을 건설하는 대신 각종 부품 교체 및 신규 장착을 통해 이뤄진다. 기존 설비의 생산능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중한석화 설립은 최 회장의 대표적인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업계는 중한석화가 또 다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에 주목한다. 창출한 이익을 현지에 재투자하는 인사이더 전략이 핵심 포인트다. 이는 ‘시장 입지 구축’을 넘어 시장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그널로 해석된다.

중한석화 전경 [제공=SK이노베이션]

중한석화는 2013년 10월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35대 65 비율로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해 설립된 회사다. ‘중한석화 프로젝트’를 위해 최 회장은 2006년부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후 경영실적은 성공적이다. 가동 첫 해부터 흑자를 냈다. 2015년에는 465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약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중한석화의 성공을 기반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업의 확장과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중국을 두드린다. 최 회장은 작년 9월 시노펙 경영진과 추가적인 사업 협력 및 다각화 협의를 시작했다. 올해는 시노펙 동사장(회장)과 직접 만나 지역 정부와 투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중한석화의 사업 확장을 지원키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 회장이 2006년 직접 제안한 이후 오랜 기간 추진해 온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이 이번 추가 증설 투자로 더 큰 성공을 향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메이저 기업인 시노펙과의 중국 내 파트너링 확대는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ㆍ화학 일류 기업으로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최 회장이 결정한 투자 규모는 3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조5000억원 가량이 현지 자회사 및 지주사에 출자됐다. 중국에서 발생되는 투자ㆍ사업 기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채비를 마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일관되게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점은 타 기업들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며, 중한석화의 이익을 재투자하는 것도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드 배치 갈등 이후에도 중국 시장 안에서 SK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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