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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격퇴’ 동지에서 적으로…이라크, 쿠르드 거점 키르쿠크 ‘무력 접수’
-쿠르드족 분리ㆍ독립 움직임에 따른 것
-트럼프, “어느 편도 들지 않을 것” 중립 천명
-“미국, 쿠르드와 등지면 IS 격퇴 노력에 타격”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손잡았던 이라크와 쿠르드 자치정부(KRG)가 분리독립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급기야 교전까지 벌였다. IS가 물러난 이라크땅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자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은 이라크 정부군이 이날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U)와 함께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시에 진입해 군기지와 공항, 가스시설, 정유공장 등 주요 거점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군조직 페슈메르가가 맞섰으나, 이라크군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퇴각했다. 

이라크군이 16일(현지시간)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군조직 페슈메르가가 사수하던 키르쿠크주 주도 키르쿠크시의 중심부로 진격하고 있다. [바그다드=AP연합뉴스]

이라크 정부는 이날 오후 알자지라 방송에서 “키르쿠크의 모든 지역을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라크군은 키르쿠크 주의회 건물에 게양된 쿠르드 깃발을 내리고 이라크 국기를 내걸었다.

이날 교전으로 인한 정확한 사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라크 측은 쿠르드족 반대세력과 협정을 맺어 키르쿠크 거점 대부분을 미리 통제한 덕분에, 총격없이 대부분 지역을 점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병원을 인용해 이날 교전으로 페슈메르가 대원 22명과 이라크군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양측 군 15명과 민간인 54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성명에서 “전체 국민에 봉사하고 통합을 보전하라는 헌법상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고 키르쿠크 점령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IS 위협이 여전한데도 일방적 분리ㆍ독립투표로 이라크가 분열되도록 했다”고 쿠르드 자치정부를 비난했다.

KRG는 지난달 25일 이라크 중앙정부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분리ㆍ독립 투표를 강행했다. KRG 자치지역인 3개주와 이라크 최대 석유산지인 키르쿠크까지 참여한 투표에서 유권자의 93%가 분리ㆍ독립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라크 정부군-쿠르드 민병대와 함께 IS 격퇴전을 이끌어온 미국은 중립적 입장을 지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이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우리는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쿠르드 자치정부의 독립에 대해선 정치적으로 반대 방침을 밝혀왔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9일 쿠르드자치정부가 분리독립 찬반 투표를 강행한 데 대해서도 ‘단합된 이라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디언은 미국이 자칫 쿠르드 자치정부와 등질 경우, IS 격퇴 노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간 미국은 IS 격퇴전에서 페슈메르가의 역할을 높이 평가해왔다.

이라크군이 키르쿠크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이란이 일부 역할을 담당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교전에 참여한 PMU는 이란의 후원을 받고 있다. 미국이 최근 이란의 핵합의 준수를 불인증하면서 양국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이란과 이란이 후원하는 세력이 이번 공격군의 일부라는 언론 보도에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라크 정부에 무기 및 훈련을 제공한 것은 IS 등 외부위협에 대항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 미국의 오랜 소중한 파트너(쿠르드)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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