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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국감현장] 외양간 못 고치는 무역보험公…年 6000억 보험금 ‘혈세’ 충당
2015년 모뉴엘 사기, 2016년 온코퍼레이션 사고 등 대규모 수출보험사고에도 불구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ㆍ이하 무보)의 ‘부실 보증’ 논란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수조원의 손실에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국민 혈세’인 정부 출연금으로 메꾸고 있는 실정이다. 해마다 반복된 보험사고로 재정건전성까지 위협을 받으면서 보험기관으로서의 존재 자체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보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무역보험사고 발생 및 보험금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올 8월 말까지 무보의 보험사고 금액은 5조9237억원으로, 이미 3조6532억원을 지급했다. 무보가 추가로 지급할 가능성이 큰 ‘보험사고 계류’ 금액은 6785억원에 달했다.

연도별 보험사고 금액을 보면 2012년 1조406억원에서 2013년 915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2014년 1조3596억원으로 다시 치솟았다. 이어 2015년 9368억원, 2016년 1조336억원 등으로 매년 1조원대를 기록했다. 올 8월 말까지 발생한 보험사고 금액도 6356억원에 이른다.

보험사고가 줄지 않으면서 무보가 지급하는 보험금은 배 이상 급증했다. 2012년 3463억원에 불과했던 보험금은 2016년 9251억원으로 2.7배 증가했다. 올해(8월 말 기준)도 벌써 4123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고율은 2012년 0.17%에서 2016년 0.60%로 3.5배 껑충 뛰었다.

문제는 누적된 보험금 지급 및 계류 금액이 무보의 재정건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기금배수’는 지난해 말 기준 73.4배로 해외 주요 수출보험기관의 기금배수와 비교할 때 굉장히 높다.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로 먹고사는 일본의 기금배수는 31.6배에 불과하다. 지난해 무보의 부채비율은 261.5%,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5578억원이다.

줄줄 새는 무보의 재정을 메꾸고 있는 돈은 다름아닌 국민 세금이다. 무보가 최근 5년간 지원받은 출연금은 정부가 1조250억원, 민간이 2010억원이다. 부실 보증→보험사고→손실→국민 혈세의 악순환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김병관 의원은 “통상과 관련해 대내외 위기요인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고율이 높아진다면 자본 잠식 등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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