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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각이냐, 어설픈 지주사 체제냐”…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의 딜레마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총 10개수준
-‘금산분리’ 원칙 따라 곧 매각해야하는데
-‘옴니채널 역군’으로 분류돼…팔기도 안팔기도 힘든 숙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꿈’ 뉴 롯데를 향한 첫걸음이 지난 12일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으로 산적한 문제들이 이제 첩첩산중으로 더 늘어났다는 중론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롯데지주 내에 묶여 있는 8개 금융계열사에 대한 처분이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지주는 출범 후 롯데지주에 포함된 금융회사를 최장 4년안에 정리해야한다. 매각 혹은 다른 계열사로의 이전 작업이 진행돼야만 한다. 이에 금융 계열사의 행방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뉴롯데의 역사를 새로 시작한다. 하지만 금융계열사의 처리를 놓고 추가적인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롯데그룹 월드타워 전경. [제공=롯데그룹]

지주사 외부의 다른 계열사가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롯데그룹 내에 있는 금융계열사를 아예 매각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금융회사들을 관리할 중간금융지주를 두고 지주사 체재 내에서 금융 계열사들을 존속시키는 것은 불법이다. 기업 개혁적인 성격을 보이는 현 정부의 기조에서 봤을 때 향후 4년간은 중간금융지주의 설립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중론이다.

13일 관련업계에따르면 현재 롯데그룹 내부에 있는 10개의 금융계열사로는 롯데카드ㆍ롯데캐피탈ㆍ롯데손해보험ㆍ이비카드ㆍ마이비ㆍ한페이시스ㆍ부산하나로카드ㆍ경기스마트카드ㆍ인천스마트카드ㆍ롯데멤버스 등이 있다. 이중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8개는 롯데지주로 합쳐진 롯데제과ㆍ롯데칠성ㆍ롯데푸드ㆍ롯데쇼핑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가장 큰 문제는 롯데쇼핑이 지분 93.8%를 보유한 롯데카드다. 다른 유통업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이 많은 회사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직접 ‘옴니채널’과 ‘4차산업혁명 대비’를 강조한 상황에서 롯데카드는 매각을 진행하면 되레 롯데 측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롯데지주의 공동대표에 오른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 [제공=연합뉴스]

이에 떠오르는 방안이 다른 계열사에 금융 계열사 지분을 넘기는 방식이다.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담당해왔던 호텔롯데가 유력한 대상으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롯데제과(3.21%)ㆍ롯데푸드(8.91%)와 롯데쇼핑(8.83%)ㆍ롯데칠성음료 (5.83%) 등 지주사 4개 축의 지분을 두루 갖춘 회사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어 일본계 투자회사인 L제1투자회사~L제12투자회사까지(L제3투자회사 제외) 11개사가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보유중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에 속해있는 회사가 아니라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두 넘길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경우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의 의미가 상당부분 퇴색된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투자와 사업부문 회사를 나누고, 장기적으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후 한국 롯데그룹을 지주사 체제 아래 묶는 방법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금융지주가 호텔롯데로 넘어간 상황에서는 이같은 방법을 고려하기 힘들어진다.

그룹의 오너인 신 회장이 금융 회사의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금전적인 비용을 생각했을 때 검토될 가능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롯데그룹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참석한 임직원들은 많은 부분에 있어 ‘아직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은 향후 M&A나 상장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는 검토중인 부분이 많다”면서 “롯데쇼핑의 상장 당시 금액을 너무 비싸게 책정해 투자자들을 어렵게 만든 만큼 기업가치를 올리는 기업을 선택해서, 투자자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방안을 계획중”이라고 설명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도 BU조직과 관련한 향후 개편 작업에 대해 “계열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증대시키기 위해서 협업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면을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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