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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洪대표, 개헌 늦추자고 할게 아니라 독려해야 할 입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개헌 국민투표를 내년 지방 선거 이후로 미루자고 또 언급했다. 홍 대표는 11일 “개헌은 대선보다 더 중요한 국가 대사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달 말에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지방선거 때 휩쓸려 투표할 게 아니라 선거 이후 시간을 갖고 본격 논의하자는 게 홍 대표의 생각인 모양이다.

이러한 홍 대표의 입장은 정치권 상황은 물론 국민의 눈 높이와도 거리가 한참 떨어져 있다. 개헌 국민투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한다는 기본 일정은 이미 정치권 내 묵시적인 동의가 이뤄진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이를 약속했고,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도 개헌 일정에 관한 한 대체로 같은 생각이다. 국민들도 그렇게 될 것으로 대부분 믿고 있다. 더욱이 홍 대표의 언급이 있던 날 국회 개헌특위는 내년 2월까지 개헌안을 마련하고 3월 중 발의를 거쳐 5월 24일 본회의 의결이라는 로드맵을 내놓았다. 이걸 다 뒤집자는 것인데, 그렇다면 개헌을 말자는 것과 다를 게 없다.

홍 대표의 지적처럼 개헌은 워낙 중대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는 건 바른 지적이다. 하지만 그게 개헌 시기를 미룰 일은 아니다. 시기를 늦추자고 할 게 아니라 정해진 로드맵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논의를 주도하고 독려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가뜩이나 내년 6월 개헌이 물 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의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개헌특위가 가동되고 있지만 이렇다할 진전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홍 대표까지 ‘개헌 연기’ 주장까지 가세하면 자칫 모처럼 형성된 개헌 열기와 추진 동력이 사그라들 수도 있다. 개헌의 당위성과 공감대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폭넓게 형성돼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국민의 70%, 국회의원의 90% 가량이 개헌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 어떻게든 이 동력을 살려 시대정신이 반영된 개헌을 이끌어내야 한다.

홍 대표의 정치 행보가 조금은 더 폭 넓어져야 한다. 정략적 이해보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우선 생각하는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독자적 행보로 존재감을 보이는 것도 좋지만 그게 국익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청와대의 각종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는 등의 편협함에서 벗어나자는 얘기다. 개헌에 대한 접근도 마찬가지다. 국민적 기대와 요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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