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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또 타워크레인 참사, 올들어만 몇번째인가
대형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또 일어났다. 10일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기울어지는 바람에 그 위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크게 다쳤다. 경찰은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기 위해 기둥 구조물을 들어올리는 인상작업을 하던 중 지지대가 무너져 사고가 난 것으로 일단 파악하고 있다. 정부 당국이 타워크레인 안전수칙을 새로 만드는 등의 예방책을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도 발생한 사고라 더 참담하고 충격적이다.

타워크레인은 대형 건물을 지을 때 꼭 필요한 장비다. 하지만 엄청난 높이와 무게를 지니고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철저한 안전 점검이 필수적인 이유다. 조금이라도 중심이 틀어지거나 다른 중장비와 충돌해 균형을 잃게 되면 사고는 치명적이다. 한데 이런 사고가 너무 잦다. 올해만 해도 몇 번째인지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다. 지난 5월 초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0t급 타워 크레인이 서로 부딪쳐 6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그리고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경기 남양주시 아파트 공사장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로 2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이렇게 숨진 근로자만 해도 올들어 벌써 14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 건설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하면서 언제까지 이같은 후진국형 사고를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물론 정부도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거제와 남양주 참사 직후 크레인 작업 위험경보제와 현장 감독과 안전 교육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대응계획을 내놓았다. 또 7월에는 안전수칙 준수 감독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사고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의정부 참사 현장을 방문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반복적인 사고 발생을 지적하면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달 중 관계부처와 협의해 발표하겠다지만 서두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문제의 원인을 꼼꼼히 분석하고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보는 게 먼저다. 그래야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찾을 수 있다. 잦은 크레인 사고 역시 하도급과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이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깊이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을 뒷전으로 미루게 되면 사고는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외양간을 단단히 고쳐 더는 소를 잃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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