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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부가’ㆍ‘친환경’으로 진입장벽 높이는 화학업계…하지만 기준은?
- 글로벌 경쟁력 수익성 위해 고부차 친환경 제품 개발 러시
- 명확한 정의나 기준 없어 업계 혼란 가중
- 친환경 가소제 두고도 친환경 기준 두고 설왕설래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화학업계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생산에 집중하며 수익성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고부가 제품의 정의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케미포비아’(화학제품에 대한 공포)의 확산으로 친환경 화학제품이 주목받으면서 친환경 가소제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친환경 가소제 시장은 현재 전체 가소제 시장의 15%를 차지하지만 매년 8%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지난달 LG화학은 2022년까지 나주공장에 총 2300억 원을 투자해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R&D) 센터’를 건립하고, ‘친환경 가소제’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케미칼도 지난 5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 데치’ 생산을 본격화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로, 한화케미칼은 신제품이 기존에 범용화 돼있는 친환경PVC가소제(DOTP) 제품보다 가공이 쉽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다만 업계에서는 ‘친환경’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친환경’이란 수식어를 쓰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여러 안전기관의 인증을 받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유해하다는 성분이 나오면 그 성분을 없애 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과정”이라며 “통상적으로 인체에 무해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친환경이라는 수식이 붙지만, 친환경 제품이 무엇인지에 기준은 모호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논란은 최근 화학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동시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불거지고 있다. 화학업계는 일단 고부가가치 제품이 ‘진입장벽이 높은 제품’으로 해석 것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화학업체 관계자는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많지만 대신 진입장벽이 높아 타 업체들이 쉽게 만들지 못하는 상품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범용제품과 달리 생산업체가 제품에 대한 가격 협상권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 변화와 상관없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화학업체의 경쟁력을 고부가가치 제품 유무로만 판단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다양한데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정의 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화학업체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것만이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 심지어 고부가가치 제품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생산하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거나, 제품을 안정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원료 수급처를 다변화하는 것 또한 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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