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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구공룡’ 이케아의 온라인 혁신 실험
-대규모 전자상거래 웹사이트 손잡고 온라인 판매 가속도
-전통적 소매업체 고전에 따른 위기감 반영
-오프라인 매장도 소규모 팝업매장 등으로 혁신 방침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창고형 매장을 운영해온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대형 온라인 업체 견제에 나섰다. 시대 변화에 뒤처져 도태된 소매업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혁신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케아가 아울렛 매장 방문객 수가 감소하는 등 온라인 경쟁에 직면하면서 판매 전략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기 플랫팩 가구(납작한 상자에 부품을 담아 파는 자가 조립용 가구)를 자사 웹사이트 외에도 대규모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에서 판매하기 위해 최근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케아는 이 사이트가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아마존, 알리바바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BBC는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케아는 온라인 대응이 늦은 축에 속한다. 이케아의 창고형 매장은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두고 내부 반발이 컸다. 매장 레이아웃을 활용해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식의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도 온라인 매장에선 활용이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전통적 소매업체들이 고전하면서 이케아의 위기감도 커졌다. 유명 백화점 체인 시어스(Sears)는 올해까지 260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세계적 완구업체 토이저러스(Toys ‘R’ Us)는 최근 파산신청을 해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무엇이든 주문할 수 있는 시대가 전통적 오프라인 상점들의 쇠퇴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마존 등 대형 소매업체들의 혁신 행보도 위기감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유통 전반에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공언하면서 문어발식 사업영역 확장에 나섰다. 최근 식품업체 홀푸드를 사들였고, 의류 판매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향후 티켓판매, 제약, 뷰티사업 등에도 진출이 예상된다. 이케아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월마트는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반품과정 간소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토르뵈른 뢰브 인터이케아 최고경영자(CEO)는 “소매업계의 기존 비즈니스 방식은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빠른 학습자로 움직이면서 제3의 플랫폼에서도 정체성을 유지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이에 따라 이케아는 온라인 판매로 소비자 편의를 더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내년에 인도, 라트비아 등에 22개 매장이 문을 연다. 다만 일괄 창고형이었던 매장 형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도심에도 입점할 수 있도록, 팝업스토어 등의 소규모 매장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이케아는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정보기술(IT) 활용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달에는 가구조립 뿐 아니라 배달, 청소 등의 업무 인력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모바일 앱 테스크래빗을 인수했다. 그간 소비자가 직접 가구를 조립하도록 하는 전략을 고수해왔으나, 조립을 어려워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이다. 또한 애플 기기 사용자가 증강현실을 이용해 이케아 가구를 자신의 집에 배치해볼 수 있는 앱도 선보였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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